[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온갖 이슈를 베팅게임으로 만드는 폴리마켓이 한국 대통령 선거를 게임판에 올렸습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배당이 정해지는데요.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률이 88%로 압도적입니다. 이는 이 후보 당선에 베팅해 실제로 당선할 경우 10%가 넘는 배당을 받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엄연히 사행성 업체이지만 금융당국이 규제하지 않고 있어 국내에서도 베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거래에 스테이블코인 USDC가 쓰입니다.
흥미로운 이슈가 생길 때마다 이를 베팅게임으로 만들어 국내에도 익숙한 폴리마켓(Polymarket)이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을 놓고 베팅을 진행 중입니다. 전 세계에서 이 베팅에 몰린 돈이 3일(현지시간) 현재 8489만달러, 1200억원에 육박합니다. 이는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 걸린 판돈 1억5300만달러보다는 적지만,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 모인 5400만달러보다는 많은 금액입니다.
남의 나라 대선을 놓고 베팅게임을 진행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길 국민이 많겠지만, 폴리마켓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베팅을 진행한 나름의 업력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또 이곳의 확률을 참고하거나 언론에서 인용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유력주자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당선 확률이 높게 집계됐습니다. 다만 대법원의 파기 환송 이후 당선확률이 조금 하락했었는데 7일 고등법원이 공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면서 이날 오전만 해도 81%였던 확률이 오후엔 87%로 오르는 등 당선 가능성이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폴리마켓에 베팅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 이슈의 경우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우리 국민들이 현실을 더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보니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폴리마켓은 사행성 베팅업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로선 이를 규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를 불법으로 차단할 근거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폴리마켓 정치(politics) 부문 가장 앞자리에 한국 대선이 올라 있다.(폴리마켓 홈페이지 갈무리)
폴리마켓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USDC입니다. USDC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매수한 뒤, 중간에 이더리움 지갑인 메타마스크(Metamask)를 거쳐 폴리마켓으로 보낼 수 있어 베팅하는 데 제약이 없습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용자가 해외 지갑으로 송금하는 과정에 제재할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의 당선 확률이 너무 높아 여기에 베팅해서 얻을 건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88%의 확률로 이긴다면 이는 곧 나머지 12%를 나눠서 배당받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익률로는 13.6%에 달합니다. 각종 비용을 제할 경우 실수익은 떨어지겠지만 대선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배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행성 게임, 즉 도박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실행에 옮기더라도 소액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금감원 또한 폴리마켓이 불법인지 여부에 대한 민원인의 질의에 “국내 이용자의 해외 거래소 이용을 금지하는 바는 없으나 도박죄 등 여타 불법행위에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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