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풍원정밀, 실체 없는 FMM 양산…'관리종목' 경고음 커진다
부채비율 250% 돌파, 관리종목 지정 우려
삼성디스플레이 납품 불확실, 기술 한계 드러나
2025-05-14 06:00:00 2025-05-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9일 16: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풍원정밀(371950)이 OLED용 파인메탈마스크(FMM) 기술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적인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에 나섰다. 명분은 'FMM 양산 확대'지만, 실상은 악화된 재무구조 탓에 자본 확충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산에 대해서는 확인이 되지 않는 상태다. 일각에선 연내 양산에 실패할 경우, 계속사업손실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풍원정밀은 FMM 양산설비 자금으로 30억원, 운영자금으로 10억원 등 총 40억원 규모의 CB 발행과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CB는 에이오에이-빌랑스 포르토스 투자조합 제2호를 대상으로 한 3자 배정 방식이며, 유상증자는  6세대 FMM 제조 공정기술개발 명분 아래 소규모로 이뤄졌다. 
 
풍원정밀 전경(사진=풍원정밀)
 
FMM 양산 돌입?...기술개발 성공 '미궁'
 
풍원정밀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OLED 제조공정에 필요한 6세대 FMM 양산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공시도 올라오지 않았을 뿐더러 'FMM 국산화 성공'이 사실이라면 파급력이 단순 주가 상승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게다가 지난해 6월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에는 삼성벤처투자(SVIC)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나, 이번 CB 발행과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의문을 낳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VIC를 통한 간접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면서 출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FMM 기술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업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풍원정밀은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해 5월에는 소부장 으뜸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OLED용 FMM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소재기업인 다이닛폰프린팅(DNP)이 FMM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DNP의 영업이익률은 40%대에 달할 정도로 FMM은 고부가가치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풍원정밀을 비롯해 필옵틱스(161580), 웨이브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주요 협력사들 가운데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웨이브일렉트로(095270)의 경우 FMM 사업부를 한화솔루션(009830)이 2021년 600억원에 인수한 뒤 2017억원을 들여 충남 아산에 공장을 짓는 등 양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고객사 확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풍원정밀이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FMM 제조 기술 난도로 인해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섰다면 OLED와 관련된 수많은 벤더사들도 납품에 대한 희소식이 들렸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풍원정밀 측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으나, 삼성디스플레이에선 아직까지 FMM은 기술개발 중인 단계로 공급이 확정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OLED용 FMM 납품과 관련한 소식은 사실무근”이라며 “기존에 알려진 특정 기업이 공급에 성공했다는 내용도 오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부채비율 250%…재무구조 '휘청'
 

이러한 상황에서 풍원정밀의 자금조달을 놓고 '기술투자'보다는 '유동성 확보'가 더 큰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풍원정밀의 최근 3년간 매출 규모는 최근 3년간 큰 변동이 없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8억원에서 2023년 -219억원, 2024년 -182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218억원, 301억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부채비율도 2022년 35.73%에서 2023년 78.21%, 지난해엔 250.41%까지 상승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재무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간주되어 은행 대출이 제한되거나 정책 자금 신청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지난해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이 올해 40억원으로 축소된 것도 이 같은 재무구조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자부담 등 금융비용도 같은 기간 25억원에서 53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엔 252억원까지 급증했다.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2022년 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풍원정밀은 계속사업손실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유예 기간이 지난해로 종료됐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을 기준으로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 각각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고 10억원 이상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풍원정밀의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규모는 267억원으로, 자기자본 275억원과의 비율이 97.2%에 달한다. 올해 재무구조 개선 없이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2년간 쌓인 영업손실로 자본잠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풍원정밀의 결손금 규모는 2023년 25억원에서 지난해 2분기까지 309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577억원에서 29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반기말 기준 자본총계(275억원)가 자본금(105억원)보다 크지만, 불어나는 결손금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올해부터 부분자본잠식이 진행될 수도 있다. 이번 CB 발행과 유상증자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영업이익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CB 발행과 유상증자는 건전성 위기에 몰린 상장사들의 일반적인 대응 방식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풍원정밀 측에 문의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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