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나란히 성장에도…표정 엇갈린 통신3사
SKT 1분기 영업이익률 12.73%…유무선 늘고 AI DC 성장
KT·LG유플러스도 두자릿수 영업익 증가세 기록
2분기는 SKT 유심 해킹 여파로 희비 교차 불가피
'13일 동안 25만 순감' SKT…유심교체 비용 수백억 투입 예상
2025-05-12 16:46:49 2025-05-12 16:50:5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국내 통신 3사가 1분기 성장 가도를 달렸습니다. 대체로 저성장 사업을 정리하면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꾀한 영향인데요. 5G 설비투자(CAPEX) 감소와 맞물리면서 3사 공통적으로 영업이익이 훌쩍 뛰었습니다. 다만 2분기부터는 SK텔레콤 유심 해킹 여파로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입니다. SK텔레콤 신규 가입자 중단과 유심 교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SK텔레콤의 이동통신(MNO)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12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4537억원, 영업이익 567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단행된 일부 자회사 매각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82%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0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률이 10%를 회복한 데 이어 1분기에는 이 수치를 12.73%로 확대했습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분기마다 성장하며 1분기 3188만5000명을 기록했습니다. SKT 1분기 해지율은 0.7%로, KT 1%, LG유플러스 1.09% 대비 낮았습니다. 5G 가입자도 1724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어났습니다. 유료방송 가입자도 케이블TV 감소를 고부가가치 상품인 인터넷(IP)TV 증가로 채우며 960만명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양주 데이터센터(DC) 오픈 효과로 인공지능 DC(AI DC) 매출도 1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습니다. 주요 사업에서 실적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비용은 대체로 감소했습니다. 1분기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25%가량 줄었습니다. 특히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1분기 CAPEX 비용은 1060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1분기 대비 66.6% 감소한 수치입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와 KT도 SK텔레콤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들 기업은 매출액도 키웠습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조7481억원, 영업이익 25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4.8%, 영업이익은 15.6% 늘었습니다. KT는 매출액 6조8451억원, 영업이익 688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은 2.9% 늘고, 영업이익은 36% 급증했습니다. 
 
정국 불안과 저성장 기조 속에서 3사 모두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는데요. 2분기에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전망입니다. 지난달 발생한 SK텔레콤 고객 유심 해킹 사태가 2분기 본격 반영되는 까닭입니다. 지난달 28일부터 SK텔레콤 번호이동 순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10일까지 13일 영업일 동안 25만7562만명이 순감했습니다.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민관합동조사 1차 조사 결과에도 매일 번호이동 고객 1만명 이상이 빠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부터는 전국 2600여개 대리점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도 중단됐습니다. 유심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6월까지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관련 대국민 발표문. (사진=뉴스토마토)
 
유심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 대상으로 유심 교체도 지원하고 있어 일회성 비용 투입도 불가피합니다. 지난 11일까지 147만명이 유심을 교체했고, 유심 교체를 원하는 잔여 예약 고객은 721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SK텔레콤 고객들에게 청구되는 유심 교체 비용은 7700원인데요. 유심 원가를 유심 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잔여 예약 고객까지 교체에 330억원가량 비용 투입이 예상됩니다.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해 2500만 전체 고객이 유심을 교체하게 되면 총 1000억원 넘는 비용이 투입될 수 있습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오후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한 재무 실적에 네거티브(악영향)가 불가피하다"며 "고객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일정 수준의 비용 소모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국회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을 원하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줘야 한다는 초강수까지 두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가 시행되면 현재 순감 수치의 열배 이상인 250만명의 이용자가 떠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달로 범위를 넓히면 최대 500만명까지 이탈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SK텔레콤 내부에선 고객 1인당 위약금을 평균 1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위약금 지출과 매출 감소 등을 합하면 손실 금액이 향후 3년간 7조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 위상이 흔들리면서 KT와 LG유플러스는 반사이익이 기대됩니다. 이들은 SK텔레콤 고객을 흡수하면서 번호이동 순증세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KT는 5만5483명, LG유플러스는 3만8622명 순증했고, 5월 들어서도 일별 KT는 6629~2만117건, LG유플러스는 5602~1만8125건 순증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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