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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1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 나우로보틱스가 코스닥 상장 후 주가 급등으로 재무적투자자(FI)의 차익 실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공모가(6800원) 대비 3배 이상 치솟은 주가는 멀티플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1개월 뒤부터 보호예수(락업)가 해제되면서 대규모 물량 출회(오버행) 리스크가 우려된다.
주가 고공행진…주요 FI, 기대감 폭발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나우로보틱스는 15일 2만5300원에 장을 마감하며 10일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272%나 올랐다. 상장 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1635.68대 1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종목인 만큼 FI들의 엑시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FI인 지앤텍벤처투자는 지난 2023년부터 나우로보틱스에 약 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기구(비히클)는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 지앤텍 프로젝트투자조합1호, 지앤텍 스마트시티 지역혁신펀드 등을 활용했다. 15일 종가로 환산한 잔여지분 가치는 277억원이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 잔여지분 회수 시 멀티플 5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비히클로 활용한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 지앤텍 프로젝트투자조합1호, 지앤텍 스마트시티 지역혁신펀드는 만기가 2029년 이후 도래한다.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한 시간적 여유는 충분한 만큼 향후 나우로보틱스의 주가 상황을 고려한 후 처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증권도 나우로보틱스의 주식 약 70만주(지분율 5.7%)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FI다. 이 밖에 신용보증기금, 데브시스터즈벤처스 등이 나우로보틱스의 투자자로 참여했다.
엑시트 시작한 VC, 오버행 우려도
주가가 단시일 내에 급등하자 일부 FI는 락업이 걸려있지 않은 물량을 팔아치우며 엑시트에 나섰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앤텍벤처투자는 지난 12일 나우로보틱스 주식 약 27만주를 장내 처분했다. 상장 후 2거래일 만이다. 매도 단가는 주당 1만7205원으로 공모가 대비 2.5배에 달한다. 총 매각 금액은 4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앤텍은 기존 약 10.9%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 매도로 지분율은 8.72%로 감소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로 명시돼 있어 향후 추가 매도 가능성도 열려 있다. IPO 이후 보유지분 일부를 빠르게 회수함으로써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진=나우로보틱스)
실제로 나우로보틱스에 따르면 FI 지분엔 상장 후 1~3개월의 락업이 있다. 1개월 후 전체 주식의 10.94%, 3개월 후엔 19.5%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지앤텍을 비롯한 일부 기관 보유 지분이 추가로 시장에 풀릴 경우 공급 증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특히 나우로보틱스가 중소형 기술주라는 점에서 공모 당시 형성된 기대감 대비 실적이나 수주 상황에 따라 주가가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우로보틱스에서는 주가 방어 계획은 따로 없어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나우로보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장 초기다 보니 FI 락업 해제 후 주가 방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여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타사 사례를 참고해 주가를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에 따른 경영권 위협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이종준 대표로 지분율 46%다. 락업은 상장일로부터 3년이다.
자본잠식 벗어난 나우로보틱스, 흑자 전환 노려
나우로보틱스는 2016년 설립된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이다. 지난해 6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 트랙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주요 제품군으로는 ▲직교로봇 뉴로 시리즈 ▲다관절로봇 뉴로 X 시리즈 ▲스카라로봇 뉴카 시리즈 ▲협동로봇 ·경량 산업용 로봇에 장착되는 로봇팔종단장치(End-of-arm-tooling) ▲자율주행 물류로봇 뉴고 시리즈 등이 있다.
나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121억원, 영업손실 29억원, 당기순손실 3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엔 매출 104억원, 영업손실 55억원, 당기순손실 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6.3% 증가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47.3%, 19.6%씩 줄며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재무 지표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82.67%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였던 2023년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자본유보율도 15%로 1년 전 -2946.5%에서 눈에 띄게 회복됐다.
나우로보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나우로보틱스가 대기업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진행하다 보니 주가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라며 “최근 대기업 측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와 관련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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