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미경 은평구청장 "치매노인 200만 시대…재개발 땐 돌봄시설 짓자"
시의원 때부터 치매노인 시설 관심…노인시설 늘리는 조례 개정하기도
은평구, 지난해 5월 은평실버케어센터 세워…"치매노인 우선 입소 방침"
아이-청년-중·장년-어르신 맞춤형복지 강조…"자립준비청년과 가족여행도"
"3선 도전할 예정…민선 9기 구청장 된다면 '못다 한 일' 마무리하고 싶다"
2025-05-21 06:00:00 2025-05-21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2044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치매에 걸린 어르신은 200만명 정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앞으로 재개발 구역엔 치매에 걸린 어르신을 모실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던 지난 2016년 6월27일 '서울시 주택 조례 개정안'을 발의·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1000세대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는 주택단지에 재가노인복지시설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김 구청장은 이후 구청장이 되고선 치매 노인 시설을 짓는 재개발 기준을 '500세대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시설은 촘촘하게 있어야 한다는 게 김 구청장의 지론입니다. 은평구는 지난해 5월엔 수색 재개발 13구역 안에 은평실버케어센터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김 구청장은 지난 14일 구청 집무실에서 이뤄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무 준비 없이 치매 노인 인구 200만명 시대를 맞게 되면 그들을 돌보는 비용 등 부담을 자녀가 감당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14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2018년부터 재선 구청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올해까지 5년 동안 광역자원순환센터, 다른 말로 분리수거장을 지었습니다. 이달에 시범 운행했고 오는 9월 본격 가동할 예정입니다. 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짓지 않을 경우 은평구가 감수할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은평구는 폐기물 72%를 외부에 의존해 처리해야 하는데, 2026년 수도권 직매립이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짓기 위해 극심하게 반대하는 주민들을 직접 설득했습니다. 다른 성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들여오기도 했고요. 은평구에 문화를 입혀 경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정책도 진행 중입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2027년 준공되죠.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난해 준공됐고요. 앞으로 저는 3선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구청장으로서 민선 9기를 맞이하게 되면, 아직 못 했던 일들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아이맘택시' 정책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기초의원 2번, 광역의원 2번을 했고 구청장도 2번째잖아요. 그동안 주민, 특히 사회적 약자와 상담해보면 제일 힘들고 불편하게 느끼는 게 교통적인 부분입니다. 아이맘택시는 임산부·영유아의 병원 방문을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엄마가 둘째를 가져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동안 혼자 남을 첫째를 돌보는 동행 서비스를 추가했습니다. 또 수요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정책을 수정하는 중이기도 합니다. 암환자 등 중증 아이들은 병원 (방문)이 더 많이 필요한 거예요. 원래 연 10회 바우처를 제공하는데 중증 아이들에 대해서는 20번까지 늘렸어요. 또 이용자들이 병원에 가는 시간대가 주로 오전이라서, 오후 시간에 도서관 등 다른 시설도 이용 목적지로 할 수 있게끔 제도를 바꿨습니다. 
 
어르신들이 택시를 쉽게 잡게 해주는 '백세콜' 정책도 있던데요.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으로 택시 잡기를 어려워해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의 단축키(일반적으로 숫자키 9번을 단축키로 가장 많이 선택한다고 함)를 누르면 택시가 오게끔 했습니다. 백세콜 목적지 50% 이상이 병원이라서 병원 동행 서비스도 추가했어요. 이 서비스는 서비스 인력이 어르신들과 병원까지 가서 병원에 있는 키오스크 누르는 걸 도와주는 겁니다. 서비스 인력은 키오스크 사용 교육을 받은 다른 어르신입니다. 어르신이 어르신을 돕는 거죠. 앞으로는 택시비를 어르신 본인이 지불하는 대신 자녀 통장에서 나가는 정책도 준비 중입니다. 
 
은평구가 추진하는 '사람 중심의 도시정비사업'의 개념이 궁금합니다.
 
재개발구역에 치매에 걸린 어르신을 모시는 시설을 마련하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2044년이면 우리나라의 치매 노인은 2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44년에 노인 인구는 약 1800만명입니다. 9명 중에 1명은 치매를 앓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치매 노인이 200만명이 됐을 때는 자녀들이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재개발구역에 재가노인복지시설을 지으면, 자녀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게 됩니다. 자녀들은 치매 노인에게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지방자치단체와 나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단지는 길을 잃는 치매 노인을 찾는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어요. 경비원들이 어르신들을 돌봐주거나 길을 잃고 헤매는 어르신을 주민들이 발견해서 집에 모셔다 드릴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정책의 하나로 은평구청은 지난해 5월 수색 재개발 13구역 안에 은평실버케어센터를 세웠습니다. 또 치매를 앓는 주민이 은평실버케어센터 같은 시설에 우선 입소할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바꿔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은평구엔 노후 아파트가 많으니까 정비 사업을 활발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은가요.
 
저는 관점이 개발론자 하고 좀 비슷합니다. 개발할 것들은 과감하게 빨리 개발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뜻입니다. 시의원을 할 땐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을 했던 경력도 있고요. 현재 은평구엔 100여곳 개발되고 있어요. 제가 민선 8기 구청장에 당선이 되자마자 구청에 정비사업신속추진단을 만들었습니다. 빨리 개발할 것은 개발하고, 개발이 어려운 곳은 아예 포기할 수 있게끔 결정하는 조직입니다. 
 
은평구의 대표적인 복지정책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올해 돌봄복지국을 신설해서 청장년희망과에 중장년희망팀을 만들었어요. 아이, 청년, 중·장년, 어르신 등 생애 주기별로 맞춤형 복지를 하자는 취지입니다. 또 은평구는 자립준비청년들이 550명 정도 있는데요. 저희가 빌라 4개 정도를 얻어서 자립준비주택을 마련하고, 애들이 2~3달 혼자 살아가는 연습을 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도 안 했는데 자립준비청년들의 엄마가 된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이냐면, 자립준비청년들의 소원을 물었더니, 가족사진 찍고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올해 어버이날엔 자립준비청년들이 저를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제게 선물도 주고 제 앞에서 악기를 연주해줬어요.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14일 구청 집무실에서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은평 문화관광벨트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시의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구청장에 출마하면서 은평구에 문화를 입혀 미래 먹거리를 찾고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되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은평 문화관광벨트는 오는 2027년 준공되는 삼표 본사, 불광천, 서울혁신파크, '북한산 한문화 특구'인 진관사 등을 잇는 겁니다. 또 올해 10월엔 '이프위(IFWY, International Forum-We, the Youth, 국제 포럼-우리 청년) 포럼'을 기획하고 있어요. 포럼 개최와 관련해 이미 유엔사회개발연구소하고 업무협약(MOU)도 맺었고요. 이 포럼은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정책의 절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년 주도의 참여형 토론과 콘퍼런스, 콘서트를 결합한 포럼입니다. 경제 포럼하면 다들 다보스포럼을 떠올리잖아요. 청년 포럼하면 이프위 포럼을 떠올리게끔 하려고 합니다. 이런 정책들과 더불어 장차 남북 문제가 풀리고 경기도 파주가 개발되면서 은평구가 서울과 파주를 잇는 관문 도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중앙정부나 서울시와 함께 일정 예산을 분담하는 매칭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요. 은평구 자체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은평구로 예산이 분명하게, 확실히 내려와야 합니다. 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은평구는 앞으로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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