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주당 68만40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예상 발행가액인 주당 53만9000원보다 26.9% 높은 수준으로, 자금 조달 규모도 2조9188억원으로 올랐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추가 정정 요구가 없다면 최종 확정가액은 다음달 말 결정될 예정입니다.
지난달 8일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이 사업 비전과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주당 53만9000원에 기명식 보통주 426만7200주를 발행하기로 했던 유상증자 계획을 1주당 68만4000원으로 정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주가 상승으로 발행가액 산정에 활용되는 기준 주가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정정 전 기준 주가는 64만2000원이었는데, 정정 후 기준 주가는 81만5000원으로 27% 올랐습니다. 유상증자를 통한 모집 총액은 2조9188억원으로 기존 유상증자 규모인 2조3000억원보다 6188억원 늘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음달 27일 2차 발행가액을 산정한 뒤 1차와 2차 중 낮은 가액으로 발행가액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유상증자 절차가 변동 없이 진행된다면 7월1~2일 구주주 청약을 받고, 7월4~7일 일반공모를 진행한 후 7월21일 신주가 상장됩니다. 금감원은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될 때까지 별도의 정정 요구를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주 가치 희석 우려와 유상증자를 둘러싼 경영권 승계 의혹 등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금감원은 필요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유상증자 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8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는 내용의 1차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줄어든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등 그룹 내 3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충당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지난달 17일 유상증자 전후로 계열사인 한화오션 지분 매매와 관련한 설명에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기재 수준이 미흡한 점이 있다며 2차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다시 정정 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상증자 금액을 기반으로 향후 4년간 총 1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해외 방산 투자(1조6000억원), 국내 방산(9000억원), 조선 부문(8000억원), 무인기 엔진 개발(3000억원)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투자는 해외 생산 능력 구축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 K9 자주포와 장갑차 생산기지를 설립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폴란드에서는 WB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추진 중입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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