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기업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호감도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제 상황과 별개로 저성장 국면에서도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도심 속 기업들 모습 (사진=뉴시스)
27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BSI 전망치는 94.7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그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입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매달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3년3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대 최장 부진 기록입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96.0, 비제조업 93.5를 기록하며 모두 기준치를 넘지 못했습니다. 특히 제조업 BSI는 지난해 4월부터 1년3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올해 1월부터 6개월째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다만, 6월 제조업 BSI는 5월에 비해 16.8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이는 2021년 3월(114.0, 19.1포인트 증가) 이후 4년4개월 만에 최대 폭의 상승입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23.5)는 2010년 3월(126.6) 이후 15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제조업 BSI 반등을 주도했습니다.
한경협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간에 부과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하는 등 통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기업 심리가 밝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또한 관세 영향 회피를 위한 고객사 재고수요 증가, 중국 내수 진작책에 따른 수요 개선 등 시장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습니다.
비제조업의 경우 도·소매(101.8)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고 전기·가스·수도(68.4), 정보통신(87.5) 등 업종은 악화가 전망됐습니다.
기업 호감지수 역대 조사 결과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처럼 국내 기업의 경기 심리 위축이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반면, 국민들의 기업호감도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기업호감지수’(CFI) 조사를 보면 국민의 기업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56.3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해당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점수로 3년 연속 호감의 기준선인 50점을 웃돌았습니다.
기업호감지수는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입니다. 생산성, 국제경쟁력, 국가경제 기여, 윤리경영, 지역사회공헌, 기업문화, 친환경 등 7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해 산정합니다. 100에 가까우면 호감도가 높은 것이고 0에 이를수록 낮은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들은 일하는 방식 등 기업문화 개선, 윤리경영 실천 노력, 그리고 지역사회와 환경을 위한 경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생산성 향상·기술개발 지표는 유일하게 감소해 지난 2023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기업에 대해 호감을 갖는 이유로 ‘국가 경제 기여’(40.8%)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일자리 창출’(26.5%),과 ‘사회적 공헌활동’(11.8%) 순이었습니다. 비호감 영역으로는 ‘기업문화 개선노력 부족’(31.6%), ‘준법·윤리경영 미흡’(26.3%) 등이 지적됐습니다.
상의는 “최근 신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 문화를 개선하며 윤리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여전히 기업에 대한 비호감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