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정기변경 성장 잠재력도 고려해야"
성과 기준 충족 못하면 탈락…공시 이행 기업도 예외 없어
“잘하는 기업만 담는 구조…정책 취지 퇴색 우려"
2025-05-28 16:17:13 2025-05-29 08:15:42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처음으로 정기변경된 가운데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의 성과를 중심으로 설계하는 현 구조에서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기업도 포함해 밸류업이라는 당초 정책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밸류업 지수란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개발한 지수입니다. 기업의 규모와 수익성과 주주환원 등을 평가해 구성 종목을 선정합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정기 변경을 통해 KRX300 밸류업, 코스피200 밸류업, 코스닥150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을 조정했습니다. 여기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LS ELECTRIC(010120), 한국항공우주(047810), 두산(00015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 방산과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이 새로 편입됐습니다. 반면 셀트리온(068270), 유한양행(000100), 현대바이오랜드(052260), HK이노엔(195940) 등 헬스케어 업종 기업 일부는 제외됐습니다. 6월13일부터 적용됩니다. 거래소는 시가총액, 수익성, 저평가 여부 등 정량 지표를 기반으로 지수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셀트리온은 밸류업 공시를 이행 중임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비율이 70% 미만(159위)이라는 이유로 편출됐다는 점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셀트리온 처럼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기업이 지수에서 제외된 데 대해 "기업가치 제고라는 밸류업의 취지와 맞지 않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정책 방향과는 관계 없이 자기자본이익률(ROE), 시가총액,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 완료 기업 대상으로 시가총액, ROE, PBR 기준을 일부 완화해 현재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기업(2024년 4월 30일 기준 143개사)에 한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심사 시 시가총액,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에 포함된 종목 중 상당수가 공시를 통해 완화 기준으로 편입됐다"며 "자본시장법이나 상장 규정 위반, 금융당국 제재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원회에서 정량 기준으로 판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기업은 실적 기준 외에도 주주가치 훼손 여부도 반영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를 두고 현재의 밸류업 지수 구조가 실적 중심의 우등생 위주로만 작동할 경우 지수 성과가 획일화되고 정책 유도 효과도 제한되는 등 정체된 지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장은 성과 중심 설계가 불가피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 정책 취지에 맞춰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포함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재설계 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한 회계학과 교수는 "잘하는 기업만 담는 구조에서 벗어나 밸류업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전략 지수나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변화한 기업보다 변화할 기업을 담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성과 상위 기업 위주로만 지수가 설계되면 정작 '변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유인을 놓칠 수 있다"며 "지수가 지금처럼 실적 우수 기업만을 추종하는 구조라면 정책 도입의 본래 취지는 형식적으로만 남게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 잘하고 있는 기업보다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주가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거래소가 직접 이런 기업들을 지수에 담기에는 공공성과 중립성 부담이 클 수 있다어, 민간 차원에서 이런 밸류업 포텐셜 기업을 선별해 상품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27일 한국거래소 '밸류업 프로그램 1주년 기념 행사'에 앞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개회사를 진행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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