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지막 해' 진옥동 연임 청신호…임종룡은 '글쎄'
2025-05-29 06:00:00 2025-05-29 11:03:43
[뉴스토마토 이종용·이재희 기자] 내달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지주사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권이 교체된 이후 대부분 금융지주 회장들이 교체된 선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권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선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는 내부 출신 회장의 명맥을 무난히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정권 교체기 때마다 외풍에 흔들렸던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정치 상황 변화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새 정부 출범 후 임기 만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부여받은 3년의 임기 가운데 마지막 1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 임기는 내년 3월까지입니다. 임기 만료 3~4개월 전에 경영 승계 절차에 돌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 임기는 앞으로 반년 가량 남아 있습니다.
 
그간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다만 이들 회장은 첫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당국의 원칙적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이상의 장기 연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으로 정해 의결을 어렵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별결의 안건이 의결되기 위해서는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4분의 1 이상 참석과 절반 이상 동의를 규정한 보통 결의보다 요건이 강합니다. 이 방안이 추진된다고 해도 이들 회장 인선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내년 연임에 성공한 뒤에야 2029년 3연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는 3연임 이상부터 사실상 '장기연임'으로 규정하고 있고 경영 연속성을 위해 임기 3년만으로는 너무 짧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국의 입장보다는 경쟁력 있는 내부 후보군이 있는지, 정치 환경 변화 등의 변수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진옥동(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신한금융은 비교적 외풍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내부 출신 회장의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신한, '회장 단일 체제' 공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정권 교체 여부를 떠나 금융권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재일 교포 등 외국계 주주가 중심이 되는 지배구조로 다른 금융사에 비해 외풍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입니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포스트 진옥동'에 해당하는 후보들이 눈에 띄지 않는 다는 점도 진 회장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신한금융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추가 임기 2년을 부여했습니다. 2년 기본 임기에 1년씩 연임 기회를 부여하는 기존 관행을 깬 것입니다. 우수한 경영 성과를 시현한 정 행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성과 기반의 경영 체계를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진 회장이 맡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에서는 현 회장을 비롯해 '육성후보군'(그룹 임원, 자회사 CEO), '퇴임후보군' 등으로 이뤄진 내부 후보권(8명)과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13명) 등 20여명의 승계후보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내부 후보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외부 출신을 영입하는 이례적 결정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그간 외부 출신이 회장에 내려온 전례도 없습니다.
 
내부 후보군에는 신한금융의 계열사 가운데 핵심 자회사로 꼽히는 6곳의 CEO가 이름을 올립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등입니다. 2027년 3월까지 임기를 받은 정 행장보다 3~4년 연배가 낮고, 본부장에서 파격 승진하거나 부행장을 거친 인사가 다수라 회장 후보로 올릴 만한 인물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3월에는 임종룡(사진)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사진=뉴시스)
 
우리금융, 정권 교체기마다 정부 입김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임 회장 취임 후 우여곡절 끝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는데요. 임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으니 리딩금융그룹 반열에 올리는 성과까지 나올 수 있도록 매듭지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정치 상황이 변수입니다. 임 회장은 국민의힘이 집권하면서 중용된 인사입니다.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장을 맡았고,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우리금융이 임 회장을 선임할 때도 윤석열정부와의 관계를 염두에 뒀다는 뒷말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정권이 교체될 경우 임 회장과 정부의 관계가 원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금융 회장 자리는 금융기업 중에서도 최고의 요직으로 손꼽히는 만큼, 금융권 전·현직 인사들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합니다. 이미 대선 캠프에 몸 담은 유력 인사가 회장 자리를 노린다는 설도 퍼져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금융은 회장 후보군으로 내부 후보군 5명, 외부 후보군 5명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취임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회장 인선에 뛰어들 여력이 안되고, 다른 계열사 CEO들의 경우 은행 부행장이나 부문장을 지낸 인사들로 '차기 회장감'이라 불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직 금융권 임원들이 유력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하거나 공개 지지하면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당시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 물러났지만 정치권을 등에 업고 출사표를 내면 차기 회장 인선에 큰 변수가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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