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아닌 위협 ‘중국 굴기’…“정부 역할 절실”
중 반도체 추격…“정부 로드맵 필요”
시장 내준 가전…“과감한 지원 해야”
2025-06-04 06:00:00 2025-06-04 09:22:17
[뉴스토마토 안정훈·박혜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되면서, 산업계 전반이 새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기술굴기’ 전략 아래 반도체·가전 분야에 막대한 지원을 집중하며 무서운 속도로 격차를 좁혀오는 상황에서, 전자업계는 경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업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중국 오성홍기와 반도체 사진을 합성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4일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반도체 업계는 오랫동안 공백이었던 산업 정책 컨트롤타워가 마련된 만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가 안보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면서 각국이 적극적 투자를 이어가는 데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추격이 날로 거세지는 까닭입니다.
 
실제 중국 반도체업계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반도체업계는 메모리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만 호조일 뿐, 비메모리 분야에서 여전히 취약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기술격차를 벌이고 있는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에서조차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기소된 기술유출 사건은 396건으로 이 중 첨단기술 관련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사례가 32%(96건)를 차지했습니다.
 
가전 분야는 이미 시장을 중국에 내어주고 있습니다. 중국산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더해 기술력까지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 뒤에는 R&D 지원, 세제 혜택 등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해 기술 자립을 추진했고,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결합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글로벌 정상의 위상을 지켜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권좌가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에 전시된 중국 TCL의 115인치 LED TV가 전시됐다. (사진=TCL)
 
특히 TV 시장에선 중국의 약진이 더 뚜렷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9.2%로 1위였지만, TCL(13.7%), 하이센스(11.9%) 등 중국 기업들이 바짝 뒤를 쫓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4위(10.7%)에 그쳤습니다. 5위는 샤오미(5.4%)였습니다. 출하량 기준 TCL·하이센스·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29.9%)을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선제적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WTO 체제 아래 대부분의 국가는 자유무역 원칙에 따라 보조금이나 지원 정책을 자제해 왔지만, 중국은 이에 구애받지 않았다”며 “차기 정부 역시 R&D 투자 확대와 AI·IoT 등 첨단 기술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지난 6개월이라는 시간을 실기한 정부가 이제라도 컨트롤타워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부 산하에 반도체 관련 부처를 세우고 기업과 합동해 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안정훈·박혜정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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