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이재명 공약과 증시)②계속된 허니문 랠리…외풍 대비 '필수'
새 정부 이후 국내 증시 5거래일 연속 상승
주주친화 상법 개정안, 투자자 호응 이끌어
외풍에 약한 국내 증시, 관세협상 결과에 달려
2025-06-13 06:00:00 2025-06-1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1: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업계에는 '불황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 겨울부터 금융시장을 짓눌러 온 불확실성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임기 내 증시 부양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약속해왔다. 시장 역시 불안함 속에서도 기대감을 키워가는 분위기다. 이에 <IB토마토>는 새 정부가 추진할 자본시장 정책을 짚어보고 그 변화가 향후 시장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가늠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11일 코스피 지수가 새 정부 출범 5거래일 만에 2900선을 장중 돌파했다. 3년 5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전망치 상단에 3240선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이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지수 5000 돌파와 증시 부양을 약속한 바 있다. 정권 교체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지만 외풍 영향을 많이 타는 구조적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선 후 연속 상승장…기대감 높아진 증시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900선을 넘어섰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을 줄였지만 대선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코스닥 지수도 마찬가지로 780선을 뚫고 순항 중이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12.3사태 이후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에 신음해왔다. 특히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은 사태 이후 대선 국면 전까지 계속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13조592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발발 당시인 지난 2020년 3월 기록한 13조45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월 단위 사상 최대치다.
 
코스피의 연일 상승 행진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끌었다.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상당 부문 해소된 반면 국내 주식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선 직후 외국인 투자자는 4일 1조507억원을 순매수했고 5일 9801억원, 순배수했고 9일에도 걸쳐 9768억원 순매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기대감은 투자를 위한 예비 자금 증가에서도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60조원을 돌파했다. 예탁금이 60조원을 상회한 것은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4일 기준 18조5144억원으로 한 주 전보다 3504억원 늘었다.
 
정치 불안 해소…증시 부양책 기대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로의 유입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 해소가 주요한 이유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일정 부분 시장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가깝게는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상법 개정안 처리에 나선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통과시켰지만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한 차례 좌절된 바 있다.
 
 
거부권 행사 이후 새로 입법 추진되는 개정안엔  △주주 충실 의무 △전자주총 도입 외에도 △사외이사 명칭 독립이사로 전환 △대규모 상장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단계적 확대 등이 담겼다.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조항 시행 시기를 법 공포 즉시로 규정하는 안이 추가됐다. 
 
상법 개정안 내용 중 특히 주주 충실 의무가 이번 호황 장세의 주요한 이유로 평가된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영진은 재무 지표 외에도 주주들의 권익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사업부 분할 후 상장이나 대규모 유상증자와 같은 결정엔 제약이 걸릴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사 충실의무 관련 법령에는 모두 판례를 기준으로 이사가 회사에 충실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한다”라며 “이번 정부의 상법 개정은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멀티플 재평가로 이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을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풍에 약한 국내 증시, 전망은?
 
국내 불안정성 해소와 새 정부의 주주 친화 정책으로 국내 증시는 일단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요소보다는 해외에서 불어오는 외풍에 취약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는 호조세를 보이며 장밋빛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성이 이어진 한편, 한미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강화가 증시 활황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도 저마다 코스피 지수 3000 재돌파를 낙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얼마 가지 않았다. 일본은행이 결정한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외풍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작년 7월31일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인상을 결정하자 엔화 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몰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해외 증시의 경우 회복에 성공했지만 국내 증시는 곧 이어진 트럼프 2기 정부 등장으로 다시금 침체 국면을 맞았다.
 
결과적으로 현재 호조를 잇기 위해서는 외풍을 얼마만큼 방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에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다. 
 
현재 트럼프 2기 정부는 주요 교역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런던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상호 수출 통제 완화 조치가 합의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주요 국가들과의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 정부도 이점에 주목해 G7회의 전 관세 협상을 준비 중이다. 12일과 13일에 걸쳐 이 대통령은 재계 총수와 주요 경제단체장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할 실무진도 임명했다. 외교부 1차관에는 박윤주 주아세안 대표부 공사가 선임됐다. 2차관은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다. 관세 협상 전반을 지휘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경험이 있는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을 다시 불렀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 타결이 신정부 허니문 랠리의 1차 관문이 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과 코스피 5000지수 달성을 위해서는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정책 추진과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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