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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하림산업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하림지주(003380)로부터 약 3700억원에 가까운 단기차입금을 조달받았다. 그동안 라면과 가정간편식(HMR) 등을 중심으로 한 푸드사업이 부진을 겪어온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높아진 재무부담을 덜기 위해 기존 차입금을 저금리로 대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부채비율이 100% 폭등하면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기준인 200%를 넘어섰다. 이자비용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매출액을 넘어서는 원가율과 높은 판관비 부담으로 인해 저금리 대환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하림산업)
1년 새 부채비율 102% 폭증에도 공격적 투자 지속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림산업의 부채총계가 7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480억원) 대비 32.42% 급증한 수치다. 이를 자본총계(3201억원)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226.74%에 이른다. 직전년도 부채비율(123.97%) 대비 102.77%포인트 증가했다.
비유동부채가 987억원에서 569억원으로 418억원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부채가 4493억원에서 6688억원으로 2195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단기차입부채가 3785억원에서 6232억원으로 1년새 64.67% 급증했다.
하림산업이 지속적인 적자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시설투자를 확대하면서 채무부담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온라인물류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육수·소스를 포함해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만드는 1공장, 면류를 생산하는 2공장, 즉석밥을 맡는 3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을 보관하고 별도의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D2C)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하림산업은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시설 투자를 지속해가고 있다. 이를 위해 11일에도 하림산업은 하림지주로부터 금융기관 단기차입금 3720억원을 조달받았다. 이 중 2120억원은 기존 차입금을 저금리로 대환해 이자부담을 낮추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1600억원은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출자 받은 것을 합하면 새로 조달 받은 금액만 2100억원에 이른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자본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단순 계산 시 지난 연말(3201억원) 대비 자본총계는 3701억원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단기차입금이 기존 차입금 상환금액을 제외하고 약 1600억원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부채비율을 단순 계산하면 부채비율은 239.28%로 재차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액 중 30%가 이자비용…누적되는 재무부담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하림산업은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존 차입금 2120억원은 저금리로 대환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이자비용은 2021년 56억원에서 2022년 108억원, 2023년 203억원으로 매년 2배 가까이 증가한 이후 지난해에는 2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802억원에서 약 30% 가량이 이자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 앞서 하림산업은 지난 2021년 10월 장인라면 출시와 함께 '더미식' 브랜드를 전개하며 가정간편식(HMR), 즉석밥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지만 매출액은 2021년 217억원에서 2022년 461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한 이후 2023년 705억원, 2024년 802억원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데 그쳤다. 특히 2023년말 에는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했지만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에서 재고자산 평균을 나눈 재고자산회전율도 4.6회로 전년(5.0회) 대비 감소했다. 일수로 환산하면 재고자산이 소진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73일에서 79일로 늘었다. 다만, 지난 2022년 4.4회 보다는 여전히 높은 회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출액을 넘어서는 매출원가와 높은 판관비용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원가율은 165.55%로 전년(164.28%) 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판관비율은 91.10%에서 93.55%로 약 2.45%포인트 늘었다. 성격별 비용으로 살펴보면 원재료와 소모품의 사용액이 전년 대비 19.95% 증가한 579억원, 인건비성 비용이 8.62% 증가한 362억원, 유형자산상각비가 15.40% 증가한 212억원을 기록하며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타비용도 808억원에서 912억원으로 전년대비 12.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하림의 숙원사업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착공이 내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도시첨단물류단지는 디지털 경제시대의 생활물류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유통과 물류,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도심물류 인프라다. 사업비만 6조9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다.
다만, 하림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착공에 대한 자금은 따로 조달 방안이 계획돼 있으며 이번 자금조달은 식품사업과 관련된 것"이라며 "기존 대출들을 저금리로 대환하는 등의 운영자금과 시설투자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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