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내연기관 ‘결별’ 대신 하이브리드 택한 ‘제네시스’
올 상반기 판매량 6만2898대…전년비 9.3%↓
소비자, 완전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 선호
내년 GV80부터 '하이브리드차' 순차적 출시
2025-07-07 15:07:41 2025-07-07 15:37:4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2030년까지 내연기관과 완전 결별을 선언했던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사진=제네시스)
 
7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량 6만2898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6만9367대보다 9.3% 감소한 수치입니다. 제네시스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대표 세단 G80은 전년 대비 5.5% 감소하며 전체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 13위에 그쳤습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은 판매량이 32.5%(2만5070대→1만6925대)나 급감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BMW는 9.6%가 판매가 늘었고, 벤츠 8.5%, 렉서스 18.3%, 포르쉐 61.4%, 아우디 35.9% 등 수입차 판매량이 일제히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고급 브랜드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제네시스만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혀 없다는 점이 제네시스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2만84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7903대보다 21.6%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제네시스는 당초 올해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전기차 캐즘이 발생하고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급증하는 등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 전략을 철회했습니다. 전기차만으로는 시장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 3분기 이후 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이브리드차로의 전환은 제네시스의 고성능 전략을 지휘하고 있는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부사장 하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러 부사장은 지난해 5월 제네시스와 고성능 차 기술 총괄로 영입된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현대차 개발 총 책임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사진=제네시스)
 
그는 지난달 제네시스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캐즘은 자동차 산업 전체가 마주한 현실로, 흐름에 대응하고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전기차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후륜구동용 2.5L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며, 내년 3분기까지 개발을 완료해 2027년 제네시스 하이브리드가 본격 출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체적으로 GV80을 시작으로 G80, GV70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라인업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EREV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이 발전기 역할을 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주행거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은 시의 적절한 판단으로 평가됩니다. 이미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비롯해 벤츠, BMW 등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과 더불어 특히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게 된다면 판매량은 자연히 따라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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