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 2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상반기 증시 활성화와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상법 개정안 통과 등이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기대 요인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도 함께 거론됩니다.
상반기 국내 증시 활성화에 더해 대선 후 이재명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 상법 개정안 통과 등이 더해지며 증권사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권사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며 "주로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공여 확대에 따른 브로커리지 이익 증가가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최근 환율이 안정화되면서 강한 외국인 매수세가 붙으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8월 이후 순매도를 이어왔던 외국인이 지난 5월 순매수 전환, 지난달 2조7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43조원, 신용공여 잔고가 44조원까지 상승하며 분기 평균을 크게 상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대감에 'KRX 증권' 지수는 전월 대비 27.9% 상승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18.89% 성장한 2392억원으로 집계돼 가장 높은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전체적으로 1분기와 유사한 실적이 예상되는데, 1분기에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반영돼 기저가 높은 가운데 2분기 브로커리지 실적이 늘고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이 줄어들어 그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 역시 높은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11.35% 성장한 30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반영된 약 600억원 규모의 손상 및 충당금 적립에 올해는 그 부담이 줄어들고, 게다가 환율이 내려가면서 약 450억원의 환차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9.47% 하락한 2335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 등 전반적인 브로커리지 환경은 우호적이지만, 2분기 중 주요 기업금융(IB) 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금리 변동성이 낮아 운용손익 업황이 다소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키움증권 역시 전년 대비 소폭(0.4%) 하락한 2312억원의 실적을 올릴 전망입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비슷한 수준(+0.35%)인 197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주요 증권사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이 크다는 분석도 함께 나옵니다. KRX 증권 지수가 지난 2분기 동안 81.87% 급등하는 등 증권사들의 실적 기대감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KRX 증권 지수는 이달 들어 5.8% 하락하며 이미 월간 기준으로 약세 전환했습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호조 및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이익 성장 속도의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은 기대감의 진행 속도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밸류에이션에 진입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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