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MA 서두르는 NH투자증권, 윤병운 대표 연임 '노림수'
IMA 진출에 농협금융 6500억 3자배정 유증 지원
시장의 엇갈린 평가에도 윤병운 대표 연임 '청신호'
'경영 독립' 오랜 화두…IMA 진출 성과에 달렸다
2025-08-07 06:00:00 2025-08-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5일 16: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종합투자계좌(IMA) 진출 시기를 앞당긴다. 모기업인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 자기자본 기준 요건을 충족하고 이르면 연내 인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금융지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격차 불안감이 만든 IMA 조기진출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31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총 3225만8064주로 발행가는 2만150원, 발행 규모는 6500억원이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지주의 지분율은 기존 58.2%에서 61.9%로 증가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IMA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 3분기부터 IMA 신규 인가를 위한 접수를 받기로 했다. IMA는 예탁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 수익을 분배하는 계좌를 말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IMA 인가 허용 기준은 별도기준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중 요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037620)(9조9124억원)과 한국투자증권(9조9650억원)뿐이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2459억원으로 NH투자증권의 IMA 진출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하지만 자본 격차가 증권사 간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탓에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는 심리가 조기 진출을 결정하게 했다.
 
지난 7월31일 NH투자증권 컨퍼런스 콜에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IMA 진입이 미뤄진다면 최대 2028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라며 “당장 진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자기자본 확대가 필요한 만큼 경쟁 구도상 지금이 가장 최적의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윤 대표 연임, IMA 조기진출 '노림수'
 
NH투자증권의 결정에 시장은 금융지주 증권사의 장점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IMA 인가가 현실적으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정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 적정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라며 “IMA 사업자로서 최종 인가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자본 확충은 사업경쟁력 제고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현재도 발행어음 한도의 50%가량만을 소진하고 있다”라며 “IMA 선점이 필요하겠지만, 발행어음을 통한 사업 확대보다는 유상증자의 실효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NH투자증권)
 
IMA 조기 진출 이유로 NH투자증권 대표 연임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NH투자증권은 증시 활황에 따른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선 불안감이 감돌았다. 오는 2026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윤병운 대표의 연임 문제 때문이다.
 
사실 윤 대표는 선임 때부터 논란이 됐다. 지난해 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코드인사로 농협금융그룹 연말 인사에서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9곳 중 6곳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특히 윤 대표 인선 과정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 이석준 전 농협금융 회장이 다른 후보를 추천하며 충돌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간 갈등이 봉합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덕분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윤 대표의 연임에도 청선호가 켜진 것과 동시에 과제가 됐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윤 대표를 총괄 책임자로 하는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올 3분기 IMA 사업자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에 적어도 IMA 인가까지는 기업금융(IB) 전문가인 윤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하게 됐다. 하지만 IMA 인가를 임기 내에 이뤄야 하는 책임도 더해졌다. 
 
경영독립, IMA 성과에 달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독립은 여의도 증권가의 오랜 화두다. 물론 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은행과는 다른 증권사라는 조직에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 개입으로 전문성과 독립성 문제가 불거져왔다.
 
(사진=NH투자증권)
 
현재 5대 금융지주(KB·신한·NH·우리·하나) 계열 증권사 중 4곳은 증권사 출신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 내면을 살펴보면 금융지주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공식적인 대표는 증권 출신인 이선훈 대표다. 하지만 △경영관리 △자산관리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 등 세 개 분야로 나눈 경영 체제가 도입돼 자산관리와 CIB는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정용욱 사장과 정근수 사장이 맡고 있다. 
 
하나증권은 하나은행 출신 강성묵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1년 임기를 마친 신한투자증권 출신 이진국 전 대표 이후 두 번 연속 지주 출신 대표가 선임되어 왔다.
 
이와는 반대로 KB증권의 경우 이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이후 줄곧 현대증권 출신이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합병 당시 KB금융(105560)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음에도 채권 발행과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IB부문에서의 현대증권 출신의 전문성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의 독립성은 IMA 진출뿐만 아니라 향후 증권업 전반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데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의 경우도 IB부문 실적을 바탕으로 모기업의 절대적인 신뢰를 이끌어 내 3연임을 이룰 수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NH투자증권의 IMA 진출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며 “다만 독립경영을 확보하기 위해선 IMA 진출에 걸맞은 실적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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