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수 엔씨 AI 실장 "파운데이션 모델, 정부24 적용하고파"
엔씨 AI 독자 AI 모델 사업 총괄
소버린 AI 정예팀 컨소시엄 주축
"최종 선정 자신…정부24 적용 바라"
"엔씨의 AI 비전, 현재와 일맥상통"
2025-08-19 10:49:06 2025-08-19 14:15:49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소버린 AI)'에 선정된 5개 정예팀 가운데 한 곳을 신생 회사가 이끌어 눈길을 끕니다. 게임사 엔씨소프트(036570)의 연구 조직으로 출발해 올해 분사한 엔씨 AI입니다. 
 
엔씨 AI는 카이스트·NHN 등 14개 산학연, 롯데 등 40개 수요 기업을 포함해 54개 기관이 모인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습니다. 쟁쟁한 기업들을 포섭해 국가대표 AI를 만든 비결이 궁금해지는데요. 독자 AI 사업을 총괄하는 김건수 엔씨 AI 에이전틱 AI 랩 실장은 18일 판교 엔씨 R&D센터에서 "지난 14년간 게임·콘텐츠·산업 AI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을 축적했다"며 "그간 쌓아온 산·학·연 네트워크와 검증된 기술 내재화 역량이 신뢰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건수 엔씨 AI 에이전틱 AI 랩 실장이 18일 판교 엔씨 R&D센터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엔씨 AI)
 
K산업 글로벌 진출 돕는 AI
 
엔씨 AI 컨소시엄은 수요·공급·연구 전 주기의 유기적 협력으로 '산업 특화 AI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김건수 실장은 "한국 1위가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산업군이 제조·유통·미디어"라며 "AI 전환으로 이들 산업군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한국 AI의 글로벌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는 게 저희가 생각하는 소버린(자주적) AI"라고 말했습니다. 
 
엔씨 AI는 이를 위해 모델 개발과 현장 적용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선 엔씨 AI가 전체 기획·통합관리·기술총괄과 거대언어모델(LLM)·멀티모달(다양한 시청각 데이터를 이해) 등 코어 모델 설계를 합니다. 카이스트·서울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기관은 첨단 AI 알고리즘과 원천 연구, 보안·윤리, 데이터 확보를 담당합니다. 그 밖에 주요 기업은 제조·유통·로봇·미디어 등 특화 응용 AI 연구개발과 현장 실증·평가를 이어갑니다. 
 
여유는 없습니다. 정예 팀 한 곳이 탈락하는 연말 1차 평가일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6개월마다 정예 팀을 줄여 2026년 최종 한두 곳만 남길 예정입니다. 엔씨 AI는 최종 팀에 선정될 자신이 있다고 하는데요. 
 
김건수 실장은 "참여기관 간 데이터·모델·인력의 신속한 상호 지원 체계를 마련해 평가일까지 크리티컬 마일스톤을 차질 없이 달성하는 게 최우선 전략"이라며 "1차 평가에선 특정 사업 영역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파운데이션(다목적) 모델 자체의 일반적인 성능을 올리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6개월 이내 출시된 국제 AI 모델 대비 95% 이상의 성능입니다. 김 실장은 "저희가 1차 연도에 95% 달성과 내년 100% 달성을 제시해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언어 모델은 사전·사후 학습 두 단계로 개발되는데 사전 학습은 ETRI와 많이 협업하고 사후 학습은 고려대와 주로 할 것"이라며 "ETRI는 국내 연구기관 중 유일하게 프롬 스크래치 모델(처음부터 만든 모델)을 개발한 경험이 있고 고대는 관련 영역 톱 저널에 논문을 20편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건수 엔씨 AI 실장. (사진=엔씨 AI)
 
국민 체감 AI 목표
 
엔씨 AI는 컨소시엄 결과물이 수요 기업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와닿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두 가지 방식으로 접점을 넓히려 합니다. 김 실장은 "민원 서비스인 정부24 사이트에 우리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적용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비용 효율적이고 편리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미래 세대와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용으로 간단히 생성형 AI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학생·연구자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엔씨 AI가 국가대표 AI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던 배경은 모회사 엔씨소프트의 비전입니다. 김 실장은 2011년 엔씨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며 AI 조직과 협업한 경험이 있는데요. 퇴사 후 2016년 AI 조직으로 재입사했을 때 회사가 제시한 전망이 오늘날 엔씨 AI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김 실장은 "명시적으로 AI를 연구한다는 기업 자체가 별로 없고 자연어 처리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지도 않던 시절에 엔씨는 이 기술에 욕심을 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당시 AI 조직을 이끌던 분과 이연수 엔씨 AI 대표가 과거 SK텔레콤 챗봇 '일미리(1㎜)' 개발자 출신"이라며 "'말만 잘하면 안 되고 풍부한 지식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유용한 AI가 된다'는 개념으로 같이 연구하자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채용하고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 들어보지 못한 참신한 비전이어서 합류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현재 엔씨 AI의 기술과 철학, 그때의 비전이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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