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오랜 침체를 벗어나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간 전기차는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제한적인 모델 선택권 등의 한계로 인해 남들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매해 사용하는 얼리어답터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져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현대차그룹의 포괄적인 전기차 라인업 구축이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20일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1만8717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달 판매량입니다. 7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1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급증했으며,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신차 6대 가운데 1대가 전기차라는 의미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배경에는 국내 완성차 업계 1위인 현대차그룹의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 차급 전기차 라인업 구축 전략이 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을 출시하면서 소형차인 ‘캐스퍼 일렉트릭’부터 대형 SUV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풀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이로써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와 예산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아 역시 경차 ‘레이 EV’부터 플래그십 SUV ‘EV9’까지 전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특히 신차 출시 효과는 즉각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2월 출시된 아이오닉9은 지난달 1137대가 판매되며 출시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기아의 중형 전기 세단 EV4도 1485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38.4% 증가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 받은 EV3는 2199대, 레이EV는 1442대가 판매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은 뚜렷합니다. 단일 모델 기준으로는 테슬라 모델Y가 6599대 판매로 1위를 차지했지만, 브랜드별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테슬라와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했던 상황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충전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충전 인프라 투자에 나섰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자체 초고속 충전 브랜드인 ‘이피트(E-pit)’ 충전기를 500기까지 확충할 계획입니다. 이는 2021년 대비 600% 늘어난 규모로, 전국 주요 거점에 초고속 충전망을 구축해 고객 편의성을 크게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극복은 소비자들의 인식과 더불어, 선택지 강화가 필수적이다”라며 “시장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기차 캐즘도 조금씩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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