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병합 기념 사진첩으로 본 제국주의의 그림자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3: 일본, 조선병합을 기념하다』
홍성화 지음|시여비 펴냄
2025-09-11 14:49:59 2025-09-11 15:34:52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독립기념관장의 광복절 기념사 논란 등으로 최근 역사관 논쟁이 뜨거운데요.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제국주의를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찰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신간이 나왔습니다. 
 
1910년 8월29일 대한제국은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데라우치 마사타케 제3대 통감 과 이완용 대한제국 총리대신이 체결한 '병합조약'이 일주일 만에 공포되며 일본 제국주의는 이를 자축하기 위해 『병합기념 조선 사진첩』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후 80여년이 흐른 시점, 저자 홍성화 건국대 교수는 이 낡은 사진첩을 다시 열어 역사적 맥락을 덧붙인 후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3: 일본, 조선병합을 기념하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내며 오늘의 대한민국과 소통을 시도합니다. 
 
『병합기념 조선 사진첩』은 일본 고관과 친일파, 그리고 일제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의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오늘날의 장소와 비교 답사해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켰습니다. 
 
신간은 단순한 사진 해설집을 넘어 일본 제국주의가 기념했던 병합의 현실을 환기하는 역사적 증거물로서 잘못된 과거를 직시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당시와 오늘을 교차시켜 우리가 어떻게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홍 교수는 군 복무를 마친 직후 외숙부 이상혁 변호사로부터 이 사진첩을 처음 건네받았습니다. 이후 1993년 국가보훈처가 영인본을 간행하며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문구와 함께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 인물과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이에 홍 교수는 이 장면에 역사적 맥락을 덧붙일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물음을 오랫동안 간직해왔습니다. 이렇게 간직해온 물음의 답을 광복 80주년, 을사늑약 120주년에 맞춰 공개했습니다. 
 
저자는 "광복은 강점의 고통이 없었다면 기념할 이유조차 없는 날"이라면서도 "1910년 국권을 강제로 빼앗긴 현실과 친일 세력의 행적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어 저자는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잘못된 과거를 망각하는 순간 같은 오류가 되풀이된다"고 경고합니다. 
 
홍성화 교수는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고대한일관계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고려대 역사연구소 및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 리쓰메이칸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현재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2023년 출간한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와 세종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어 『일본 속 백제계 지명과 신사』로 시리즈를 확장했고 이번 3권은 근대편을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3: 일본, 조선병합을 기념하다』 표지. (이미지=시여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