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이 남긴 흔적들)①동성제약 최대주주 꿰찬 자본잠식 회사
작년 자산총액 39억원 중 98%가 부채…자본 7천만원뿐
셀레스트라와 한 몸…유상증자 참여해 클리노믹스 점령
2025-09-18 17:13:38 2025-09-18 17:29:27
(사진=동성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삼촌과 조카 간 경영권 분쟁으로 얼룩진 업력 70년의 동성제약(002210)을 품은 곳은 2022년 자본금 1억3000만원으로 설립된 마케팅 기업 브랜드리팩터링이었습니다. 이 기업은 지난해 말 본점 소재지를 변경했는데, 또 다른 상장사 셀레스트라(352770)(옛 클리노믹스)가 들어선 건물 지하층이었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 대표는 투자조합을 통해 셀레스트라 대표이사까지 꿰찼습니다.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동성제약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13층이었던 본점 소재지를 작년 10월25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135길 19 지하1층으로 변경해 같은 해 11월1일 등기에 올렸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자본금 1억3000만원으로 설립된 마케팅 기업입니다. 설립 2년 차에는 자본금이 6억3000만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현황시스템 자료를 보면 설립 첫해 2억7000만원을 밑돌았던 매출은 이듬해 192억원대로 반등했으나 지난해 83억원대로 다시 쪼그라들었습니다. 수익성 측면에선 설립 이후 한 차례도 영업손실과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재무 상태는 수익성보다 처참합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의 2022년 자산총액은 5억2604만원입니다. 이 중 부채를 뺀 자본총액은 -6168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듬해 자산총액이 39억7907만원, 자본총액이 7억539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기지개를 켰으나 작년에는 자산총액 38억9881만원 중 자본총액은 7016만원에 그쳤습니다. 부채만 약 38억원으로 사실상 자본잠식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자본잠식 상태인 브랜드리팩터링이 동성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시점은 약 5개월 전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존 동성제약 최대주주였던 이양구 전 회장은 지난 4월22일 브랜드리팩터링에 281만9673주를 매도했습니다. 총 거래대금은 120억원입니다. 공시를 보면, 당시 이 전 회장이 쥐고 있던 남은 지분 86만5165주는 경영권 이전이 마무리된 뒤 넘기기로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이 지분을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면서 동성제약 경영권 분쟁은 본격화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임시주총이 몸싸움 끝에 7시간 만에 치러졌을 정도로 분쟁은 치열한 양상입니다. 결과적으로 임시주총에선 현 경영진 해임안이 철회 또는 부결되면서 이 전 회장과 대립각을 보인 나원균 대표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셀레스트라와 임원 공유…유상증자로 2대 주주 등극
 
브랜드리팩터링이 타기업을 노린 사례는 동성제약이 처음이 아닙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설립 이후 한 번의 대표이사 교체를 경험했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보면 백서현 대표는 2022년 11월3일 취임해 지난해 3월29일 사임하고 같은 해 5월1일 다시 취임했습니다. 백서현 체제 공백기는 강현우 전 대표가 채웠습니다. 
 
백서현 대표는 거래 중지 상태인 코스닥 상장사 셀레스트라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백서현 대표가 셀레스트라 대표이사로 취임한 시점은 브랜드리팩터링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작년 3월29일입니다. 
 
백서현 대표는 셀레스트라 대표이면서 지분 1.36%를 쥔 2대 주주 제노투자조합 2호의 대표자이기도 합니다. 제노투자조합 2호는 셀레스트라 최대주주인 제노투자조합 1호의 특수관계자로 기재됐습니다. 제노투자조합 1호는 2023년 4월 당시 클리노믹스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했고, 백서현 대표는 이 과정에서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두 기업 간 '인적 교류'는 백서현 대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상윤 브랜드리팩터링 감사는 지난해 6월14일부터 셀레스트라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본점 소재지를 옮기면서 셀레스트라와의 물리적 거리마저도 없앴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이 이사한 본점 소재지는 셀레스트라가 지난해 4월 등기에 올린 지점 주소지와 일치합니다. 셀레스트라의 작년 사업보고서와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브랜드리팩터링에게 각각 480만원, 576만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적었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이 본점을 셀레스트라 지점으로 옮기면서 생긴 임대료 항목으로 추정됩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조합의 유상증자 참여로 셀레스트라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브랜드리팩터링을 설립한 백서현 대표가 경영 총괄을 맡았고, 이제는 동성제약 경영권까지 노리는 형국입니다.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셀레스트레 관련된 내용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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