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앞 한동훈…당게 언급 없는 사과
한동훈 "징계는 명백한 조작…걱정 끼쳐드린 점 송구"
장동혁 '단식'에도…한동훈 입지 재확인 '기회론' 대두
2026-01-18 17:45:52 2026-01-18 18:18:00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명 징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최근 당내 잡음에 사과했습니다. 징계 의결 보류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진 않아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친한(친한동훈)계 일부는 이번 논란을 한 전 대표의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동훈, 14개월 만에 '반쪽 사과'
 
한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에 대한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오늘 국민과 당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라며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을 이끌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4년 11월5일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 게시판 논란이 불거진 지 1년2개월 만의 사과입니다.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난 14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당권으로 정치 보복을 해서 제 당적을 박탈할 수는 있어도 제가 사랑하는 우리 당의 정신과 미래는 박탈할 수 없다"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진짜 보수를 위해 용기와 헌신으로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전 대표가 법적 대응이 아닌 정치적 사과로 가닥을 잡은 건 당 안팎의 조언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심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 발표를 했음에도 지도부에서 신청 기회를 주며 오히려 손을 내미는 상황이 연출되자 국면 전환에 나선 것입니다. 친한계 한 인사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여론이 커 지도부로서도 민망하니 새로운 출구를 열어달라는 취지의 조언들이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당권파를 중심으로 '당원 게시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는 사과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 이렇게 형용 모순적이고 작위적인 사과문은 처음 본다"라며 "'아무튼 사과는 했다' 알리바이 만들기용밖에 더 되나"라고 적었습니다.
 
친한계와 대립각을 세워오던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사과는커녕 끝까지 '조작된 탄압'이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라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증명된다면 내 거취를 걸겠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도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진정성 있게 과거 여러 행태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많은 분이 조언했고 지난 의원총회에서도 그런 지적들이 많았다"라며 "(사과문에) 많은 분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는 느낌"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뉴시스)
 
 
리더십 시험대…단식으로 '승부수'
 
지방선거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내홍에 휩싸이며 장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16일 공포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월13∼15일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응답률 11.9%·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전주 대비 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쇄신안 발표 후 소폭 상승해 3주 연속 26%를 유지했던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에 돌입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는 '민주당 공천 뇌물·통일교 게이트' 쌍특검(특별검사)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앞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저지를 위해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단식 4일 차인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부터 장미 한 송이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내 곁에 올 때부터 죽기를 각오했다"라며 "나도 그도 물에 의지하고 있다. 내가 먼저 쓰러지면 안 된다"라고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윤리위의 무리한 제명 결정이 오히려 한 전 대표의 역할론을 띄웠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 전 대표 측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에 대해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한 전 대표 이름"이라며 "당적과 상관없이 한 전 대표에 대해선 지지층이 분명히 있고, 진짜 제명을 하게 되면 장 대표와 당의 타격도 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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