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최근 인적자원(HR) 업계를 둘러싸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원티드랩이 선제적인 보안 강화에 나섰습니다.
원티드랩(376980)은 다크웹 상에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정황을 실시간 탐지하고 유출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보안 솔루션 '제로다크웹'을 도입했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원티드랩은 최근 '제로다크웹 3.0'을 내부 시스템에 적용하고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제로다크웹은 다크웹에 유출된 기업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리포트를 제공하는 보안 솔루션입니다. 국내 보안 기업 '지란지교소프트'와 일본 보안 컨설팅 전문 기업 '아이기스테크'의 협력으로 지난 2023년 한국·일본에 동시 출시됐습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한국 내 총판을 맡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에는 사용자 경험(UX)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한층 강화한 '제로다크웹 3.0'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버전은 △통합 요약 보고 △웹 도메인 유출 탐지 △유출 상세 분석 △스마트 대응 이력 관리 △글로벌 사이버 공격 동향 분석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3220억건의 데이터와 880억건의 유출 계정 정보를 기반으로 전 세계 공격 패턴을 추적하며 반도체·핀테크·플랫폼·패션·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원티드랩이 이 솔루션을 도입한 이유는 HR 플랫폼이 본질적으로 방대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구직자의 이름과 연락처, 경력, 이력서 등 민감한 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될 경우 그 피해는 단순한 계정 도용을 넘어 기업 신뢰도와 서비스 안정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최근 다크웹에서는 구직자나 기업 계정이 거래되거나, 기업 계정을 도용해 허위 면접 제안을 보내는 등 채용 사기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과 불법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플랫폼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다크웹 유출은 내부 보안의 문제가 아닐 때도 많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책임 소재보다 '서비스의 신뢰'를 중요하게 본다"면서 "서비스를 믿고 이용하는 사용자를 보호하는 것이 플랫폼의 기본 책임이자 가치라고 판단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티드랩은 우선 기업 계정을 중심으로 유출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향후 일반 사용자 계정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다크웹에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정황이 포착될 경우 즉시 알림을 보내 피해 확산을 차단하고, 기업과 이용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원티드랩은 이미 지란지교소프트의 정보유출방지(DLP) 솔루션 '오피스키퍼'를 사용 중이어서 제로다크웹 도입으로 보안 생태계를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과거 외산 ASM(Attack Surface Management) 솔루션을 테스트했지만 불필요한 기능이 많고, 비용 대비 효용이 낮았다"면서 "제로다크웹은 핵심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채용 과정에서도 인공지능이 적극 활용되고 있지만, 그만큼 데이터 유출과 악용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은 채용·대출 심사 등 개인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을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원티드랩은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회사는 데이터 비식별화, 암호화, 접근 통제 등 보안 체계를 강화해 구직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AI 활용 과정에서도 법적·윤리적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원티드랩과 지란지교소프트는 올해 4월 보안 실무자 커뮤니티 행사를 공동 개최하는 등 정보보안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로다크웹 서비스. (이미지=제로다크웹 홈페이지)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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