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세일즈)②현대차, 정상 의전차 전폭 지원…K-배터리는 차세대 기술 홍보
G90·수소버스 등 192대 투입
정상급은 G90, 장관급은 G80
배터리, 전시장서 기술 뽐낼 듯
2025-10-21 06:01:00 2025-10-21 14:11:2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세계 경제·산업계의 시선이 이달 28일부터 나흘간 대한민국 경주로 쏠립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경제 포럼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2025'가 막을 올립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서밋 개막을 시작으로 정상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1일까지 APEC 공식 의전 차량을 대규모로 지원하며 ‘K-모빌리티 외교전’에 나섭니다. 배터리 업계는 현장 부스를 통해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며 ‘K-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을 한껏 뽐낼 예정입니다. 
 
제네시스90. (사진=현대자동차)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21개 회원국 정상과 정부 대표단, 글로벌 경제인이 모여 경제·통상·외교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립니다. 이보다 앞서 열리는 서밋의 주제는 ‘브릿지(Bridge), 비즈니스(Business), 비욘드(Beyond)’로, 국경과 산업의 경계를 넘어 혁신적 협력을 추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9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20개 세션에서는 소버린 AI 전략, AI 반도체 인프라 프로젝트 등 글로벌 산업계의 첨예한 이슈들이 논의됩니다. 특히 31일에는 ‘그린에너지 전환·배터리 생태계’ 세션이 열려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한국-글로벌 전기차 협력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행사 기간 동안 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을 위한 최고급 세단인 제네시스(G)90 113대를 비롯해 장관급 인사 의전을 위한 G80 74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 총 192대의 차량을 제공해 성공적인 행사 진행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 측은 “주요국 정상과 각료, 기업 CEO 등이 한데 모이는 외교 무대에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현대차그룹 차량을 선보이며 우수한 상품성을 전 세계 각인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그룹은 21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영종도에서 열리는 ‘APEC 재무장관회의 및 구조개혁장관회의’에 아이오닉9, EV9, G80 등 총 50대의 친환경 차량을 의전용으로 투입해 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린 ‘APEC 에너지장관회의’에서도 디 올 뉴 넥쏘 34대, G80 전동화 모델 12대, EV9 14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등 총 63대의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차량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는 올해 국내 여러 지역에서 개최되는 APEC 관련 고위급·장관급 회의에 연이어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이오닉9. (사진=현대차)
 
CATL 회장 방한…현대차 협력 주목
 
전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의 쩡위췬 회장이 이번 APEC 기간 방한할 예정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쩡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해 배터리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과의 거래 확대 가능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는 쩡 회장의 방한 목적을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강화 및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 파악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북미 시장 진입이 제한된 CATL이 한국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ATL은 올해 1분기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했고, 이미 현대·기아의 ‘코나 일렉트릭’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는 CATL-현대차 협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는 한편,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역시 글로벌 기업 및 각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차세대 배터리 기술 협력과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APEC의 주요 취지가 단기적인 사업 수주를 위한 비즈니스 테이블 성격은 아닌 만큼, 각국이 직면한 공급망 불안정성과 관세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주엑스포대공원 광장에 조성된 ‘APEC 경제전시장’. 이곳에는 이차전지·에너지·반도체·자동차·바이오 등 한국의 첨단 미래기술과 함께 한복·한식·한글·한지 등 ‘5한’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 공간이 마련된다. (사진=연합)
 
K-배터리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처럼 가시적인 의전 행사는 없지만,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배터리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배터리 주요 제품들은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경주엑스포공원 내 ‘경제 전시장’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이차전지, 에너지,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 한국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물이 대거 전시될 예정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의 주력 제품과 차세대 기술을 소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 고비를 넘어설 무기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앞세운 만큼, 리튬인산철(LFP) ESS와 이와 관련된 솔루션 제품을 전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셀과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력을 부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시가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ESG·지속가능성 경쟁력을 강조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은 단순한 산업 전시회가 아니라 세계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이 ‘기술 허브’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지속 가능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등에 대한 글로벌 협력이 이번 행사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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