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명태균, '특검 대질' 종료…'여론조사비 대납' 두고 평행선(종합)
오전 9시 출석…양측, 오후 9시 전후 귀가해
오 시장 '피의자'·명태균 '참고인' 신분 소환
'여론조사 제공 부인'에 명태균 "벌써 치매냐"
오 시장 "대납 없어…공정한 특검 판단 기대"
2025-11-08 23:01:40 2025-11-08 23:01:4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씨가 8일 김건희특검에서 진행된 대질신문을 마쳤습니다. 두 사람이 특검에 출석해서 귀가하기까지는 12시간가량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 여론조사비 대납을 두고 두 사람의 진술을 팽팽히 맞선 걸로 전해집니다. 오 시장은 자신이 여론조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납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반면 명씨는 "오 시장이 대납(한 것이) 맞다"고 반박했습니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명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했습니다. 오 시장이 연루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은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후보가 명씨로부터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고, 오 시장은 자신을 후원하는 사업가 김한정씨로 하여금 미래한국연구소 측(강혜경씨 계좌)에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게 했다는 내용입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명태균씨가 8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각각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 건물 앞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오 시장은 취재진과 만나 "명씨가 우리 캠프에 제공했다고 하는 비공표 여론조사의 거의 대부분이 조작됐다"며 "이것조차도 저희 캠프에 정기적으로 제공된 사실이 없다는 게 포렌식 결과 밝혀졌다. 이런 점을 비롯해서 오늘 여러 가지 사실을 밝혀서 공정한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명씨는 애초 오 시장과의 대질신문에 불출석하기로 했다가 전날(7일) 오후 입장을 바꿨습니다. 특검 사무실 도착 시각은 이날 오전 9시14분쯤입니다. 명씨는 "오 시장이 대납(한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오 시장이 특검 출석하면서 '여론조사를 제공받지 않았다'라고 부인한 것에 관해서 "아직 나이도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치매가 오나"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또 "저는 김한정씨를 모르는데,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송금을 하고 여론조사가 돌아가고 저한테 김씨가 전화를 했다"며 "어떻게 (김씨가) 내 전화번호를 알고 입금시키느냐. 누군가는 지시해서 누군가를 연결시켜줬을 거 아니냐. 그게 오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점심시간 무렵 잠시 특검 사무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때 명씨는 취재진에게 "자료와 증거가 너무 많다"라며 "검찰(특검)은 증거 자료를 갖고 그대로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내가 볼 때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이전에) 사실대로 많은 부분을 증언했더라"며 "오 시장이 너무 당황하더라. 그게 사실이니까"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 조사는 저녁까지 이어졌습니다. 오후 8시47분 조서 열람까지 모두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나온 명씨는 기자들과 만나 "2020년 12월9일부터 2021년 3월4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전체적인 것들을 특검에서 다시 재확인하고 물어봤다"며 "저는 단 한 개라도 의혹이나 이런 거 없이 그대로 다 말씀을 드렸다"고 했습니다.
 
이어 "(오 시장이) 기억이 안 나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며 "특검에서는 오 시장이 '기억이 안 난다', '잘 모르겠다' 등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증거 자료를 다 제시하더라"고 말했습니다. 또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진술이 제가 진술한 것하고 상당히 많은 부분이 일치하더라"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라든지 김한정씨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진술이, 근본적인 사건이라든지 결과에 대해서는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 '특검이 정말 수사를 열심히, 제대로 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명씨는 본인 스스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 대가로 아파트를 약속했다'고 주장했던 것에 대해선 "(저는) 사실 그대로 (이번) 조사에서) 이야기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반대 측에서 논쟁할 게 뭐 있느냐. 부인하겠지. 조금 지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명태균씨가 8일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에 오 시장은 조사 이후에도 명씨와 상반된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오후 9시17분 역시 조서 열람을 끝내고 특검 사무실을 나선 오 시장은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사실은 없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며 "역시 대질신문은 잘 한 것 같다. 양쪽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긴 했지만 말하는 정황이나 이런 걸 보면서 아마 공정한 특검의 판단이 있을 수 있다는 그런 기대를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이 '특검에서 기억이 안난다는 진술을 많이 했느냐'고 묻자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5년 전의 일이지 않느냐. 소상하게 기억하는 게 오히려 어색한 일들이 많다"며 "솔직하게 기억 안 나는 건 기억이 안 난다고 말씀드렸고, 여러 정황을 봐서 기억을 더듬을 수 있는 것은 말씀을 드렸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원래 제 입장 그대로다"라고 답했습니다. '명씨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김한정씨를 오 시장이 연결해 줬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의들에도 "(양측이) 평행선"이라며 "기존의 주장이 거의 양쪽 다 되풀이됐다"고 답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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