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일선에 서다…‘체제 개편’ 속도전
‘빠른 의사결정’으로 급변 상황 대응 포석
빨라진 인사 시계…AI·쇄신·세대교체 주목
2025-11-11 15:05:27 2025-11-11 16:21:1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발 산업 대격변의 흐름과 대내외 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이어지자 직접 경영 일선에 뛰어들며 체제 개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특히 재계 총수들은 인사·전략·통상 등 분야를 막론하고 진두지휘하는 경영 행보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 속 마천루. (사진=뉴시스)
 
11일 재계에 따르면 4대그룹 총수들은 전방위적 위기를 타개하고 내년 사업 먹거리 발굴을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전문경영인을 내세우고 은둔의 경영을 이어가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급변하는 대내외 상황을 빠른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습니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그룹 경영을 이끌던 ‘2인자정현호 사업지원TF(부회장)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또한 인사·재무·경영진단 중심의 사업지원실 신설은 과거 모든 기능이 집중된 미래전략실과는 달리 권한을 분산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AI 등 급변하는 대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조직과 소통하고 직접 현안을 살피겠다는 것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속도전을 통한 경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APEC CEO 서밋에 이어 SK AI 서밋, CEO세미나 등 최근 사이 굵직한 행사를 연달아 소화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이 대외 행보에 집중하는 동안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안살림을 챙기는 등 형제 리더십이 발휘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연말 인사를 단행하고, 새로이 선임된 CEO들과 경영 전략 회의를 통해 각 사의 사업 운영 개선 추진 등 경영 쇄신의 속도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관세로 직결되는 통상 외교에 적극 나서며 민간 외교관 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회장과 함께 이른바 ‘AI 깐부를 맺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전략 사업 강화에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 중심으로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AX 가속화 방안 등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된 릴레이 사업보고회를 직접 이끌면서 경영 쇄신 등 향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총수들의 경영 보폭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 인사 시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내년도 경영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기 위한 차원으로, 올해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AI와 쇄신, 그리고 세대교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후속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사 규모는 조직 슬림화기조에 맞춰 임원을 다수 축소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앞선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자 11명 중 5명이 197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흐름도 뚜렷합니다
 
최근 2년간 11월 말로 인사를 발표했던 삼성전자도 지난 7일 핵심 조직에 대한 깜짝 인사를 낸 만큼 정기 인사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 부회장의 퇴진과 맞물려 이른바 정현호 라인에 대한 대대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29일 광고 계열사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에 1973년생 김정아 부사장을 발탁하면서 세대교체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이 제거됐기에 쇄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힌 인사가 예상됩니다. LG는 사장단 인사를 이달 중하순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부회장 인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은 권봉석 LG COO와 신학철 LG화학 CEO 2인인데, 변화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시대는 암중모색의 시대로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을 갖추려고 하는 것이 모든 기업들의 관심사라며 외부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이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관건인데 그러려면 쇄신밖에 없다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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