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회담' 제안…김정은 수용 '미지수'
국방부 "우발 충돌 우려…MDL 기준선 설정 논의하자"
2025-11-17 17:10:16 2025-11-17 17:32:54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이 17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국방부가 17일 북한에 '군사회담'을 전격 제안했습니다. 비무장지대(MDL)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북한군의 월선과 이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대응이 자칫 우발적 충돌로 번지는 걸 막자는 취지입니다. 다만 최근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이 회담에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김홍철 정책실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북한 측에 MDL 관련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김 실장은 담화에서 "최근 북한군이 DMZ 내 MDL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들이 MDL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 경고사격을 통해 북한군이 MDL 이북으로 퇴거토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실장은 "북한군의 MDL 침범과 절차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이 지속되면서 DMZ 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칫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이런 상황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설치했던 'MDL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돼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남측과 북측이 서로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우리 군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해 MDL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 실장은 "구체적인 회담 일정,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사적 신뢰 회복을 위한 제안에 대해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측은 지난 8월 MDL을 넘어온 북한군을 향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남부 국경 일대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키는 위험한 도발 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냈습니다. 북한 측은 이 담화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지난 6월25일과 7월18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 측에 공사 관련 내용을 통지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건 정전협정이 체결된 해인 1953년 8월 설치된 MDL 표식물 대다수가 시간이 지나면서 유실됐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북한 측이 주장하는 MDL과 우리 군이 인정하는 MDL 사이에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MDL 표식물의 보수 작업은 1973년 보수 작업을 하는 유엔사 관계자들에게 북한군이 총격을 가하는 일이 발생한 이후 중단된 상태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4년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과 함께 원본 지도상 MDL을 실제 지형과 일치시키는 작업을 추진해 현재 지도에 적용 중"이라며 "우리 군은 MDL 표식물을 우선으로 적용하되, 식별이 어려울 경우 군사지도상 MDL 좌표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