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가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을 일축했습니다. 그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한 AI 투자가 지속될 것이고, 산업 레퍼런스도 확장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이를 필두로 내년에는 AI 정책 전반에 대해 속도감 있는 실행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AI 규제도 최소화하며 안전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습니다.
배경훈 부총리는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기자간담회에서 "AI 거품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AI를 오래 해오면서 여러 차례 업 앤 다운을 경험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데이터와 인프라, 산업적 효용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액이 워낙 많이 들어가고 데이터도 많이 모아야 하기 때문에 AI 투자를 어느 정도 하는 게 맞는지 주저하는 면이 있었지만, 우리나라가 지금의 투자를 사업적·연구 성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잠재 경제 성장률을 3% 이상 높인다면 AI 투자는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배 총리는 올해 성과와 내년 비전으로도 AI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총알과 총이 없는데 전쟁에 나갈 수 없다. 2028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5200만장 확보 목표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해외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 기반을 차질 없이 다지겠다"고 말했습니다.
AI 규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선에서 집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배 총리는 "과태료나 규제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AI가 사회 전반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수용성을 높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소버린 AI와 독자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초기부터 방어적 관점과 신뢰 확보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해킹 사고가 잦았던 점을 감안, 정보보호 투자 규모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배 총리는 "의도적으로 해킹을 당한 기업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효용성과 성과에 집중해온 만큼, 이제는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과 투자가 함께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도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17조원으로 확대해 뒷받침한다는 방침입니다. 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달라"며 "문제의식을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했습니다.
KT(030200)의 해킹 문제는 연내 민관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배 부총리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와 쿠팡, LG유플러스 등 연이은 이슈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표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최대한 빨리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연내 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쉽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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