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체크카드 연령 제한 폐지가 예고되면서 카드사들이 선보인 청소년 전용 체크카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청소년 체크카드는 당장 수익성이 크지 않지만 이른 나이부터 금융 경험을 제공해 향후 충성 고객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의 전략 상품으로 꼽힙니다. 특히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주계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10대 고객 공략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1분기부터 만 12세 미만 청소년도 본인 명의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만 12세 이상부터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하지만, 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연령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만 12세 이상 청소년 자녀에 대해 부모가 이용 업종과 사용 한도 등을 설정하는 조건으로 발급하는 '미성년자 가족카드' 제도도 전면 도입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는 1분기에 맞춰서 전면 도입할 예정"이라며 "카드사들과 조율해서 최대한 1분기 안에 소비자들이 해당 제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0대 취향 저격 카드
KB국민카드는 연령대별로 혜택을 차별화한 'KB 틴업 체크카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금융거래를 처음 시작하는 미성년 고객부터 일반 성인 고객까지 연령층을 고려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청소년층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캐치! 티니핑' 캐릭터를 카드 디자인에 적용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만 12세부터 15세까지는 전월 실적이 없어도 편의점·쇼핑·독서실·문구 등 5% 공통 할인이 제공됩니다. 만 16세부터 18세까지는 전월 실적을 10만원 이상 시 공통 할인과 PC방·모바일 결제 등 5% 놀이 할인 혜택이, 만 19세 이상은 전월 실적 20만원 이상 시 공통 할인, 놀이 할인, 페밀리레스토랑 등 10% 외식 할인이 각각 적용됩니다. KB 틴업 체크카드는 지난 6월 출시돼 한 달 만에 발급량 10만장을 돌파했습니다.
신한카드는 지난 8월 청소년 전용 체크카드인 '신한카드 처음 체크'를 출시했습니다. 10대 소비 여력을 고려해 전월 실적 기준을 일반 체크카드보다 낮은 10만원으로 설정하고, 청소년 이용 빈도가 높은 방과 후 시간대에 추가 혜택을 제공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카드는 독서실·도서·문구 등 학습 관련 업종 이용 시 5% 적립 혜택을 제공합니다.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패스트푸드·카페 등 업종에서는 기본 5% 적립에 더해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2% 추가 적립을 적용하면서 최대 7%까지 적립해줍니다.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생네컷, 포토이즘 등 인기 포토 부스를 포함한 사진관 업종에서 5000원 이상 이용 시 1000 마이신한포인트를 증정하며, 지그재그·무신사·올리브영 등 쇼핑몰에서 1만원 이상 이용한 고객에게는 3000 마이신한포인트도 제공합니다.
NH농협카드는 지난해 선보인 '폼 체크카드'로 10대 고객층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카드는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업종을 선정해 카페·편의점·패스트푸드점 등에서 건당 200원, 올리브영·서점에서는 건당 5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대중교통 이용 금액의 5%를 할인해주며, NH페이에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경우 국내 온라인 가맹점에서 0.2% 할인 혜택도 주어집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미성년자 고객들을 선점해야 하니 신상품을 항상 검토하고 있다"며 "혜택을 강화하면서 인기있는 디자인을 접목한 체크카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KB 틴업 체크카드', '신한카드 처음 체크', '폼 체크카드' 카드 디자인. (사진=각 사 제공)
청소년 가족카드 시장 확대
그동안 청소년 가족카드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시범 운영을 통해 필요성과 안전성이 확인되면서 이를 정규 제도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청소년 가족카드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신한·삼성·우리·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에서만 발급이 가능했지만, 일부 카드사도 출시하며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NH농협카드는 지난 10월 청소년 가족 신용카드인 'zgm 스스로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신용카드를 보유한 부모의 자녀 중 만 12~18세 청소년이라면 발급이 가능하며, 월 이용한도는 최대 5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용 시간도 1시간 단위로 제한할 수 있어 부모가 보다 세밀하게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청소년 전용 혜택으로는 △편의점 △대중교통 △커피 △서점·문구 △잡화 △교육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최대 2%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안전한 카드 이용을 위해 사용 가능한 업종도 제한했습니다. 이용 가능 영역은 △음식점·카페·배달앱·교통 △온라인쇼핑·편의점·올리브영 △PC방·영화관·사진관·스포츠센터 △스터디카페·독서실·서점·학원 등이며, 해외 결제는 불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청소년 가족 신용카드는 '신한카드 My TeenS', '삼성 iD POCKET 카드',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EVERY POINT', '현대카드 Teens' 등 기존 4종에 농협카드까지 출시 행진을 이어가며 5종으로 늘었습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청소년 가족카드가 제도적으로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이번 금융위 결정으로 시장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청소년 시기부터 금융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익숙한 금융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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