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차남·3남, 한화에너지 지분 1조 매각…상장 전 투자 유치
증여세·신사업 자금 활용 목적
김동관 후계 구도도 확고해져
삼형제 계열 분리 가속화 전망
2025-12-16 16:02:46 2025-12-16 16:48:25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한화그룹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매각합니다. 증여세 납부와 신사업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지만,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번 지분매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승계 구도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중·장기적인 기업공개(IPO) 추진 기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한화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이날 각각 한화에너지 지분 5%15%를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인수자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등 컨소시엄으로 매각 대금은 약 11000억원입니다.
 
당초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0%, 김동선 부사장 10%, FI 20%로 지분율이 재편됩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의 최대주주(22.16%)로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입니다.
 
이번 지분매각 배경으로는 증여세 납부와 신사업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 꼽힙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 4.86%, 김동원 사장 3.23%, 김동선 부사장 3.23%씩을 받았는데 증여세는 당시 2218억원 규모입니다. 이에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은 지분매각을 통해 손에 쥔 대규모 현금으로 증여세를 납부하고 나머지는 각자의 사업에서 공격적인 투자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 지분매각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김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의 지분을 지키면서 후계 구도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또한 그룹 최상단 회사의 공동 소유 구조를 보다 단순화한 만큼 조선·방산·에너지(김동관), 금융(김동원), 유통·로봇(김동선) 등으로 나뉜 삼 형제의 계열 분리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이 경영 전반을 살피고 있는 만큼 계열 분리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지분을 인수한 컨소시엄은 향후 이사 선임 등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중·장기 경쟁력 제고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다양한 협업 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한화에너지는 향후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입니다. 또한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상력 제고, 시장 감시 기능에 기반한 컴플라이언스 강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 구축 등도 제고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가 이번 지분매각으로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했고, 재무적 안정성과 신용도 제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중·장기적인 기업공개 추진 기반을 공고히 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