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수입 멸균우유…국내 유업계 비상
미국산 우유 관세 0%…유럽산 7월부터 무관세
리터당 가격 35% 차…국산 우유 가격 절감 한계
수입 ↑ 수요 ↓…'이중고'에 업계 "프리미엄 전략"
2026-01-21 16:25:48 2026-01-21 17:00:32
 
편의점에 국내 신선우유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무관세 혜택을 앞세운 수입 멸균우유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산 우유의 경쟁력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원유와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용 부담이 누적된 국내 우유업계의 가격 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통 채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섭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산 우유는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습니다. 기존 2.4%였던 관세가 아예 없어진 겁니다. 유럽산 우유 관세도 4.8~2.5%에서 2.5~0%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이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는 완전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당장은 고환율 영향으로 수입 원가 부담이 상쇄돼 국산 우유의 가격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환율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수입 우유 가격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국산 우유 수요가 수입산으로 상당 부분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수입산과 국산 우유의 가격 차이는 꽤 벌어진 상황입니다. 폴란드산 멸균우유 '믈레코비타 3.5%(1L)' 대형마트 온라인몰 기준 약 1900~195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신선우유인 서울우유 1L 가격은 약 2970원으로 약 36% 더 높습니. 관세가 완전히 없어질 경우 유럽산 우유는 L당 가격이 40원 가량 추가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원유 가격이 미국 대비 최대 2배까지 차이 나는 국내 구조상, 국산 우유 가격 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한국 원유 가격은 L당 1246원입니다. 우유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680~710원, 폴란드와 호주는 744원, 670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차이가 큽니다.
 
최근 우유 수입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국내 우유업계의 악재입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유와 크림 수입액은 지난해 약 2억3562만달러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기존보다 약 4000톤 가량 늘어난 9만4955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수입 우유의 공세가 거세진 데 반해 국산 우유 소비는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저출산 등 구조적 수요 감소와 원유 가격 부담까지 겹치면서, 국내 시장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우유 소비량은 지난 2021년 444만8459kg에서 2024년 389만4695kg으로 감소했습니다. 우유 수요가 3년 만에 12.4% 줄어든 겁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B2B(Business to Business) 업권입니다. 원가 절감이 우선되는 급식업체와 카페, 제과·제빵업체 등을 중심으로 보다 저렴한 우유를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섭니다.
 
국내 우유업계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신선우유의 품질을 강조한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수입 우유는 기본적으로 멸균우유이기 때문에 신선도나 품질면에서 국내 제품 차이가 크다"라며 "또 아무래도 수입 우유는 소비자들의 입맛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수입산이 시장을 장악하기 전에 국내 프리미엄 전략과 다양한 제품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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