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미국이 공습을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한 것과 같은 작전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 공격 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중국과 러시아가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공습 직후 이란 국민들을 향해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당신들의 정부를 접수하라"며 "이것은 아마도 여러 세대에 걸쳐 여러분의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는 "최악의 경우는 이전 인물(하메네이)만큼 나쁜 누군가가 (이란의)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 이란을 바로잡을 사람이 집권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더 구체적으로는 '친미 정권' 수립이 이번 공습의 최종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인데요. 이란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이란과 비슷한 접근을 하게 될지에 관심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이란과 북한의 핵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전쟁부는 지난 1월23일 공개한 국방전략(NDS)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명시적 안보 목표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란에 대해서는 핵 보유를 막아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 등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50기 수준으로 추정한 바 있고,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50기가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는 600㎜ 초대형 방사포(KN-25) 등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유사시 미국 본토는 아니더라도 주한미군 기지나 주일미군 기지 등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삭한 가운데 지난달 19일 '군수노동계급이 조선노동당 제9차대회에 드리는 600mm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이 평양에서 열렸다며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이란과 북한의 핵심적인 차이는 핵무기 보유 여부"라며 "만약 미국이 이란과 유사한 방식으로 북한을 공격할 경우, 북한은 한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아직 재개하지 않았고, 미국을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확보까지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며 "이란 공습이 가능했던 이유는 미국에 광범위한 보복을 입힐 이란의 능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북한은 50기 이상의 핵무기와 미국을 타격할 미사일을 비롯해 한국과 주한미군에게 중대한 피해를 줄 재래식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이라고 전했습니다.
엘렌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부장은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작전"이라며 "미국이 하메네이를 제거한 것 같은 작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핵을 가진 북한이 한국에 있는 주한미군을 향해 날릴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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