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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0일 17: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수출입은행이 건전성 하락에 취약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했음에도 기업 지원은 여전히 안정적이다. 특히 조선산업 호황 덕분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의 조달 특성상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없는 데다,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을 도와야 하는 경우가 잦아 경영지표 악화 부담에 노출돼 있다.
(사진=수출입은행)
신용 여신에 쏠린 구조…특정 산업군 비중도 커
30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총여신은 137조7072억원으로, 이 중 90% 이상은 담보물이 없는 신용 여신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 은행은 담보 여신과 신용 여신을 모두 취급하지만, 수출입은행의 경우 신용 여신에 쏠려있는 구조다. 특정 산업군에 대한 여신 비중도 높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 여신의 건설 및 플랜트가 32%, 선박이 22%에 달한다. 두 업종을 합하면 54%를 넘긴다. 이 외 신성장산업 비중은 42%에 달한다. 전통적인 수주업종인 건설과 플랜트 비중은 46%에서 32%로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비중이 높다.
문제는 해당 업종이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데 있다. 수출입은행에는 수신 기능이 전혀 없다는 점도 불리하다. 주로 채권 발행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 조달금리가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대부분의 자금을 선순위 채권을 통해 조달해왔다. 2022년부터 평균 86% 가 선순위채권에 의존하는 구조다. 특히 잔액 기준 차입금 내 외화 차입금 비중이 70%로, 환율 상승도 고려해야 한다. 원화로 환산할 경우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정부 출자와 수출입금융채권 발행, 은행 차입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시장 조달 금리 영향도 크게 받는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출 금리도 함께 움직인다. 금리에 반영해 대출로 실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타 은행처럼 비용을 반영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적 기능 수행 탓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여신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해 건전성 관리보다는 기업 살리기에 집중해야 하는 위치도 경영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조조정기업 매각과 회수 실적에 따라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조선 산업 호황에 지원 확대
다만 수출입은행 여신 내 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은 호재다.
한화오션(042660)의 경우에도 정상화 이전 건전성과 적정성에 악영향을 미쳤으나, 건전성 재분류 등으로 지표를 크게 개선한 사례도 있다. 2023년 한화오션의 건전성이 재분류되면서 수출입은행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크게 개선된 바 있다. 2022년말까지 수출입은행의 요주의여신 규모는 7조4486억원이었으나, 이듬해 2조1178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5.9%로 6%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9월 말 건전성은 1.2%에 불과해 비약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화오션 전환사채 공정가치가 상승해 자본비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화오션에 이어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도 이어진다.
국내 조선산업은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초까지
HD현대중공업(329180)을 비롯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 등 대형사들이 업권 전반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LNG선의 3~4년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중소 조선사 상황도 안정적일 전망이다. 중소형사들도 대형사와 더불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등 최소 3년간 안정적인 수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입은행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일찍이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해 선박 금융 지원액도 전년 대비 1조원 늘린 12조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은 맞춤형 금융으로 중형 조선사 수출 수주도 견인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만 87조7000억원 규모로 여신을 지원했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선제적으로 금융지원 패키지 등을 운용한 결과다. 수출입은행은 올해에도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수주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며, 대미 신시장인 상선·군함 건조 진출 등도 돕는다. 특히 중소조선사에 대한 지원도 이어간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수입자에 대한 구매자금 대출, 수출자에 대한 제작자금 대출 등 종합적인 선박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중소형 조선사에 대해서도 수입자·수출자의 신용위험, 건조 역량, 업황 등을 검토해 수출에 필요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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