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안랩(053800)이 인공지능(AI)·클라우드 보안 전문가 이호웅 호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습니다. 안랩은 올해 AX(AI 전환) 전략을 상품과 서비스, 사내 업무 방식에 모두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이번 인사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현실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이 교수가 앞서 안랩에서 20년간 근무했다는 점에서 사외이사의 실질적 독립성이 훼손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안랩은 3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승인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된 가운데, AI·클라우드 보안 전문가인 이 교수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는데요.
이 교수가 안랩 내부 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사외이사로서 가져야 할 실질적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했는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 교수는 2000년 인하대학교에서 전자계산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안랩에 입사해 20년간 재직한 바 있습니다. 안랩의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 시큐리티대응센터(ASEC)장, 엔드포인트플랫폼(EP) 사업부문 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는데요.
안랩 측은 "이 교수는 관련 법령(상법 제382조 제3항·제542조의8 제2항)이 요구하는 사외이사 독립성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으며, 감사위원으로서 필요한 객관성과 독립성을 갖춘 후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교수는 CTO 퇴임 이후 6년이 경과했으며, 현재는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에 전념하고 있는 학계 인사"라며 "과거 재직 시점과 현재 기술·사업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외부 전문가로서 독립적인 시각에서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자문과 견제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번 이 교수 선임은 안랩의 AI·AX 전략에 발맞춘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주총에서 강석균 안랩 대표는 "AI 대전환 시대와 고객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 미래를 준비하겠다"며 "AI 중심의 제품·서비스 혁신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는데요. 강 대표는 이날 지난 1월 시무식에서 발표한 '엑셀러레이트 안랩(AXELERATE AhnLab·AX와 가속의 합성어)' 전략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안랩의 AI 전략은 2020년 강 대표 취임 이후로 고도화됐습니다. 2020년 AI 보안 스타트업 제이슨 인수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AI보안 확대'를 도전과제로 설정했고, 지난해 AI 플랫폼 '안랩 AI플러스'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AI 기반 운영을 확장 적용해 온 건데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은 50.2% 늘며 수익성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안랩 관계자는 "이번 선임은 AI 기반 보안 기술과 데이터 활용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전문성 강화를 고려한 결정"이라며 "이 교수는 최근 AI·데이터·보안 분야에서의 연구 활동을 통해 최신 기술 흐름에 대한 이해를 보유하고 있다"고 최근 경영 전략과 이 교수 선임의 연관성을 밝혔습니다.
이 교수가 기존 의장을 맡았던 원유재 전 사외이사의 자리를 대체하는 만큼, 의장직을 맡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립니다. 안랩 측은 "의장직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으며, 주주총회 이후 진행되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의결된 정관 변경 안건에는 상법 개정에 따라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강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며 3기 체제의 첫발을 뗐고, 고성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도 재선임 됐습니다. 한 주당 예정배당금은 14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안랩이 3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안랩)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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