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복상장의 덫)②재계 신사업 IPO 제동…조달 전략 '흔들'
해외 상장까지 규제 영향권 모회사 책임 확대
보스턴다이내믹스-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상장 지연 시 재무 부담 확대 불가피
2026-04-27 06:00:00 2026-04-2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3일 08: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던 기업들이 중복상장 규제 강화라는 변수를 맞닥뜨리면서 국내 재계의 자금조달 전략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성장 자금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반복해왔지만 중복상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존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IPO를 전제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던 기업들은 상장 지연에 따라 투자 부담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그룹의 IPO 전략 변화와 재무 리스크를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진=현대차그룹)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자회사 기업공개(IPO)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재계 신사업 계열사들의 자금조달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해온 기존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조단위 투자를 앞둔 사업들의 재무 부담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해외 상장까지 규제 영향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계는 대안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해외 상장도 영향권…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IPO 전략 흔들
 
23일 재계에 따르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되면서 모회사 이사회가 자회사 상장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상장뿐 아니라 해외 상장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해외 거래소 상장의 경우 직접적인 규율이 어렵다는 점에서 이사회 책임을 통해 규제 범위를 확장하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지난 2021년 인수한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도 난감한 처지에 직면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의 풋옵션 시한이 올해 6월로 다가오면서 IPO 추진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4년 내 상장을 전제로 한 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상장을 진행했어야 하지만, 일정이 한차례 미뤄지면서 IPO 시한이 임박한 상태다. 올해에도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9.5%를 전량 매입해야 하는 주식매수청구권 조건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상장 역시 모회사 주주 보호 원칙이 적용될 경우 그룹의 미래 전략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그룹 로봇 사업 확장의 핵심 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지연될 경우 투자 회수뿐 아니라 추가 자금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업 확장 속도는 물론 그룹 재무 전략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주요 주주는 △HMG글로벌(54.7%) △정의선 회장(21.9%) △현대글로비스(086280)(11%) △소프트뱅크 (9.5%) 등이다. 이후 유상증자를 거치며 일부 지분율 변동이 있었으나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이 약 90% 지분을 갖고 있다. HMG글로벌은 현대차(005380)(49.5%), 기아(000270)(30.5%), 현대모비스(012330)(20%)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상장이 사실상 규제 회피 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려워지면서 신사업 자금조달 전략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배구조와 투자 회수 전략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바이오로직스 4.6조 투자 앞두고 IPO 계획은
 
롯데그룹 또한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자회사 IPO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설립 당시 5~7년 내 IPO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회사는 현재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에 4조 6000억원을 투입해 항체 의약품 36만리터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8월 송도 제1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상업 가동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수주 물량이 확보되며 실적이 가시화될 경우 IPO 일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상장 추진 동력이 약화되면서 투자 재원 확보 전략 전반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사업은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크고 현금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구조다. IPO가 지연될 경우 차입 확대나 최대주주인 롯데지주(004990)의 지원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사업 계열사의 IPO는 단순한 기업가치 제고 수단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 위한 자본 확충 장치"라며 "상장이 지연될 경우 투자 속도 조절과 재무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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