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적극 재정에 속도를 냅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은 역대 최대 규모인 800조+알파(α)로 편성한다는 게 정부 구상입니다. 늘어난 세수는 과감한 투자로 이어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최우선 지원하고, 청년과 지역 등 미래 성장 기반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 양극화 해소에도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내년도 예산안, 올해 본예산 대비 10% 이상 '껑충'
정부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로, 적극 재정 기조를 재확인하고 재정 투자의 우선순위를 본격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진 만큼, 이를 미래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재정을 최우선 투입하고,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성장동력·지방·인재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 재원도 마련합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 "2027년도 총지출은 2026년도 본예산 대비 10% 이상 늘어난 800조원 플러스알파,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늘어난 세수에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더해 역대 최대의 투자 여력을 만들어 내겠다"며 "시민사회 전문가와 함께 모든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재량 지출 15%, 의무 지출 10%, 사업 폐지 10%까지 역대 최대로 감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발 추가 세수, 과감한 투자로…'반도체·AI 경쟁력' 제고 총력
정부가 최우선 지원 대상으로 제시한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입니다. 민간의 대규모 투자에 맞춰 정부 지원도 확대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속'에 방점을 두고 완결형 공급망 생태계 구축과 제도 정비에 나섭니다. 민간에서 사상 최대인 957조원 규모의 반도체 팹(Fab) 투자가 추진되는 가운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을 강화해 완결형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속도를 냅니다. 용인 국가산업단지는 최대 12년까지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2030~2031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합니다. 이를 위해 메가특구법과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AI 분야에서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민간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 범부처 종합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2030년까지 피지컬 AI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국산 피지컬 AI 풀스택 플랫폼 개발을 추진합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고, 중국 등 경쟁국에 대응해 우리나라가 AI 로봇 시장을 초기에 선점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과 용수 공급도 확대합니다.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원전을 조화롭게 믹스하는 에너지 대전환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용인과 광주는 하루 200만톤의 물이 추가로 필요하다. 용도별로 나눠진 댐을 통합해서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광역 상수도를 전면 정비하고 공급 효율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가 지역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에 산업·혁신·정주 기능을 결합한 '기업형 첨단도시'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용인 국가산업단지는 2031년 첫 번째 팹 가동을 목표로 올해 안에 부지 조성 공사에 착수합니다.
구조적 문제 'K자 양극화' 해소…'모두의 성장' 추진
정부는 미래산업 투자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하는 '모두의 성장' 정책도 병행합니다. 청년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주체로 참여시키겠다는 방침인데요. 재정경제부는 AI 전환 시대에 필요한 전문인력 20만명 이상을 양성하고 민간과 공공 부문을 합쳐 30만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신유형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청년형 ISA 도입 등을 통해 자산 형성도 지원합니다.
특히 그동안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정책 수요자인 청년이 직접 정책을 만드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청년 가구의 80% 이상이 임차주택에 거주하고 있지만 임대료 부담이 크고 주택을 구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청년이 직접 참여하고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정책을 함께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를 위해 '5대 든든' 핵심 과제를 추진합니다. 구체적으로 △쉼터 확충 등 안전한 근로환경을 위한 '일터든든' △노동자복지기본법 제정 등을 통한 '복지든든' △고용·산재보험 확대를 위한 '안심든든' △직업훈련 활성화를 위한 '성장든든' △맞춤형 노후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노후든든'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독자 기술 기반의 대국민 서비스인 '모두의 AI'도 개발·보급합니다. 올해 안에는 범용 AI 챗봇과 공공서비스 안내 및 대리 신청 기능을 갖춘 공공 AI 에이전트를 출시하고, 장기적으로는 전 국민 1인 1 AI 에이전트 구현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27년 예산안 편성 및 중기 재정 운용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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