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전 KT 대표, 하도급법 위반 1심서 '무죄'
재판부 "경영간섭 의심되지만 증거 부족"…구현모 무죄
KT·KT텔레캅 전직 임원 일부 유죄…압박·법인카드 수수
2026-08-25 17:28:57 2026-08-25 17:40:38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KT의 하청업체 대표 선임에 관여해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현모 전 KT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구 전 대표가 하청업체 대표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의심되지만, 검찰이 낸 증거만으로는 경영 간섭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전 KT 대표가 2023년 5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결심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25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구 전 대표는 신현옥 전 KT 경영지원부문장 등과 공모해 KT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로 하여금 하청업체 KS메이트 대표이사에 특정 인물을 선임하도록 해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구현모·신현옥이 KT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이덕희가 KS메이트 대표이사로 선임되도록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자신의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해 대표 선임을 승인하거나 결정하는 방법으로 경영에 간섭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KS메이트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씨는 KT 상무와 CR(대외 협력)지원실장 등을 거친 인물입니다.
 
반면 신 전 부문장이 KT텔레캅 임원들에게 물량 배분안 변경을 압박한 강요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이원준 전 KT텔레캅 임원은 신 전 부문장으로부터 "그냥 시키는 대로 해라", "야 이 새끼야, 시키는 대로 안 해", "그딴 식으로 하면 너도 그렇고 사장도 그렇고 해임시킬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신 전 부문장이 계열사 임원 인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지위에 있었다며 "이렇게 하면 잘린다, 너 다친다는 말을 들었다면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방해할 정도의 해악 고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KT 관계자들이 하청업체 KDFS 측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배임수재 혐의도 일부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홍진기 전 KT 경영지원실 안전보건담당 상무보는 약 3300만원 상당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홍 전 상무보가 19개월가량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결제대금을 업체 측이 대신 낸 데 대해 "단순히 개인적인 친분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KDFS 측에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것과 관련한 배임수재 혐의는 아들이 받은 급여를 홍 전 상무보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승환 전 KT 경영지원실 안전운영팀장은 약 6000만원 상당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김무련 전 KT텔레캅 상무는 법인카드와 공유오피스 사용대금, 배우자 급여 명목 자문료 등 6800만원 상당의 이익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황욱정 KDFS 대표는 배임증재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신 전 부문장 등과 KT텔레캅 법인에 적용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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