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처럼 조립하는 차”…기아 ‘PV5’ 실물 보니
플렉시블 시스템으로 바디 16종 구현
CATL 배터리 탑재…국내용은 삼원계
LFP는 해외전용…여객 3천만원대부터
2025-07-23 08:31:00 2025-07-23 08:51:0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기아가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목적기반차량(PBV·Purpose Built Vehicle) 첫 중형급 전기차 ‘PV5’를 공개했습니다. PV5는 부품을 조립하듯 자유롭게 바디를 바꿀 수 있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해, 물류와 운송, 캠핑카로까지 확장 가능한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 경험을 선사합니다. 단순한 상용차를 넘어, 실용성과 확장성을 모두 갖춘 다목적 전기차의 진화를 보여준 것입니다. 
 
PV5 패신저. (사진=뉴스토마토)
 
기아는 22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더 기아 PV5 테크 데이’를 열고, 회사의 첫 PBV인 ‘PV5’ 실물을 선보였습니다. 기아는 이를 앞세워 PB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입니다. 
 
PV5는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적용한 게 특징입니다. 이 시스템은 차체, 도어, 외장, 내장 등 주요 부위를 모듈화해 고객 요구에 따라 조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기아는 이 모듈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유지보수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차량 후면에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부위만 교체할 수 있어 수리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PV5는 전면부와 1열 구조를 패신저(여객), 카고(화물) 모델에 공통 적용하고, 1열 뒤부터 리어 오버행(뒷바퀴 중앙에서 뒷범퍼까지 거리) 등을 모듈 단위로 구성해 16종의 바디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 
 
기아는 PV5에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바디’ 개념의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최초 적용했다. 사진은 PV5 측면 일부를 모듈화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행사장에 마련된 패신저는 2-3-0 구조(1열 2인-2열 3인-3열 0인)였는데, 신장이 162cm인 기자가 2열에 앉아보니 다리를 앞으로 거의 쭉 뻗을 수 있을 만큼의 여유 공간이 있어 장시간 이동해도 편할 것 같았습니다. 이 모델의 트렁크 용량은 1330리터(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3615L까지 확장됩니다. 또 1열에서 보조석을 달지 않은 모델인 1-2-2의 경우 빈공간인 보조석에는 315L 캐리어 가방을 3개까지 적재할 수 있습니다. 패신저는 2-3-0, 1-2-2, 2-2-3 등에 따라 다양한 시트 배열이 가능합니다. 
 
PV5 패신저 2열에 앉았을 때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로 앞좌석과의 간격이 넉넉하다. (사진=뉴스토마토)
 
롱, 하이루프, 컴팩트 세 가지 모델로 운영되는 PV5 카고는 지면부터 후면까지의 적재고가 41.9cm로 낮아 짐을 싣는데 편해 보였습니다. 패신저의 적재고는 63.3cm로 앉았을 때 바닥에 발이 닿을 정도여서 차박(차량을 이용한 숙박)에도 장점이 뚜렷합니다. 또 2m의 길이를 훌쩍 넘긴 화물칸에는 짐을 싣는 운반대인 팔레트도 2개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카고는 차 문을 열고 밖에 나가지 않고도 적재 공간으로 이동 가능한 슬라이딩 도어도 적용됐습니다. 
 
기아는 PV5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2세대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PMSA·Pedal Misapplication Safety Assist)을 탑재해 안전 기술도 강화했습니다. 기아 관계자는 “2세대 PMSA는 감지 거리와 정밀도가 1세대 대비 높아져 오작동을 줄이고 출력 제어도 개선됐다”고 했습니다. 
 
PV5 카고 모델의 적재고는 41.9cm로, 낮은 상하차 높이를 제공한다. (사진=뉴스토마토)
 
배터리는 중국 CATL의 최신 안전 기술이 적용된 각형 니켈코발트망간(삼원계·NCM)이 적용됐습니다. 71.2킬로와트시(kWh)와 51.5kWh는 국내용이고 43.4kWh(LFP) 배터리는 유럽 전용입니다. 세 배터리 모두 셀부터 팩까지 CATL이 직접 설계·제작한 각형 배터리로,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이 기술은 배터리 셀을 모듈 없이 바로 팩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제작 공정을 단순화해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아 관계자는 “PV5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최신 안전 기술을 적용해 직접 공급하는 각형 배터리로, CATL이 셀부터 팩까지 일괄 제작한 모듈 일체형 배터리”라며 “현시점에서 적용 가능한 CATL의 가장 최신 안전 기술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PV5 카고 후면에서 문을 열었을 때 내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보기술(IT)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AAOS, Android Automotive OS) 기반의 PB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다양한 용도의 서드파티(제3자 기업)앱을 설치할 수 있는 ‘앱 마켓’도 현대차그룹 최초로 도입돼, 사용자가 필요한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16:9 비율의 12.9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기아는 다음달 PV5 패신저 2-3-0과 카고 롱모델을 국내 고객에 인도를 시작하고, 올 4분기(10~12월) 유럽 출시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PV5는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패신저는 3000만원 후반부터, 카고는 2000만원 중후반부터 구매할 수 있습니다. 
 
PV5의 전면 중앙에 위치한 충전 포트.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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