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국내 인적자원(HR)업계가 올 상반기 채용 시장 침체로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은 가운데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수요에 맞춘 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진출, 비채용 영역 확장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143240)의 상반기 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15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4%, 24.2% 줄었습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감소 폭은 41.4%에 달합니다.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 속에 채용을 중단·보류하면서 채용 수요가 축소된 영향입니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 적자 전환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원티드랩(376980) 역시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7억원으로 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29.2% 늘었습니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7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습니다. 다만 AI 전환(AX) 수요에 발맞춰 신사업 구조를 재편한 점은 긍정적입니다. 채용 사업에서는 69억원 매출을 올려 전분기 대비 15% 성장했고, 정액제 모델 도입으로 수익성을 강화했습니다. 또 AI 에이전트 빌더 '원티드 LaaS'를 활용해 교육·긱스·솔루션 등 AX 사업을 전개하고, 일본 파트너사 라프라스에는 AI 매칭 인프라를 제공해 투자 1년 만에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습니다.
잡코리아는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매출 175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00억원, EBITDA 마진율 약 57%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하반기 채용시장 침체가 이어질 경우 성장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상반기는 시장 전반의 불황 탓에 보수적인 채용 기조가 강해졌지만 일부 신사업과 서비스 쪽은 일부 성과가 나오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 형태를 보면 정규직은 줄었지만 계약직이나 인턴 채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도 뚜렷했고, 플랫폼 내에서 비정규직 채용 수요는 꾸준히 유지됐다"면서 "또 AI 매칭 서비스나 채용 솔루션 영역은 오히려 이용 기업이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지표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업계 하반기 AI·서비스 다각화…원티드랩 AX 솔루션 공개 계획
하반기 전략은 기업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입니다. 사람인은 '투트랙 전략'을 내세워 채용 서비스 고도화와 신규 수요 발굴을 병행합니다. 외국인 채용 서비스 '코메이트', 중장년층 플랫폼 '영시니어', 개인 맞춤형 B2C 서비스 '사람인 스토어' 등을 선보이며 채용 외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원티드랩은 기업의 AI 전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AX 통합 패키지'를 출시합니다. AI 인재 채용, 교육, 전문가 매칭,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며, 대기업 계열사와 협업해 AX 솔루션을 구축·공개할 계획입니다. 또 일본 등 해외 시장에 AI 기술을 적극 공급하면서 글로벌 사업도 확대합니다. 2026년까지 채용과 신사업 매출 비중을 1:1로 맞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잡코리아는 채용 플랫폼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과금 모델 도입으로 중소기업 고객층을 넓히고, AI·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구직자 측면에서는 '원픽', 'AI잡스', '하이테크 채용관' 등 AI·데이터 기반 매칭 서비스를 고도화해 정교한 커리어 연결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소상공인 맞춤 서비스 '알바몬 제트', 외국인 채용 서비스 '클릭', 디지털 명함 '눜(nooc)' 등 버티컬 신사업을 강화하며 사용자 접점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정부의 AI 인재 양성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예산 중 약 1조원을 미래 인재 양성에, 8700억원을 AI·디지털 혁신에 투자합니다. 이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HR 산업과 AI의 결합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HR 플랫폼 업계는 이제 단순한 채용 매개체 역할을 넘어 AI 기반 커리어 에이전트와 HR 운영 파트너로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AI와 신사업 확장이라는 해법이 얼마나 시장을 견인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사람인은 대내외 불확실성 및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인력 운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며 상반기 채용 규모가 줄었다고 밝혔다. (사진=사람인 홈페이지)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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