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장·AI 서버 MLCC 신시장 공략 박차
글로벌 입지 강화…AI 서버용 시장서 1위 위협
전장용 시장서 올해 ‘톱3’ 자리 차지할 가능성
“성장 사업 제품 판매로 매출 2조 달성 목표”
2025-07-04 15:26:42 2025-07-04 15:27:3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기가 새 먹거리로 꼽은 전장과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AI 서버 증가,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미래차 산업 전환에 따른 전장화 추세 등이 빨라지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꾸준히 오르며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지난 1분기 삼성전기가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일본 전자 부품 기업인 무라타가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 중인 AI용 MLCC 시장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입니다. 이로써 무라타 독과점 구조였던 시장이 ‘무라타 대 삼성전기’의 양강 체제로 변화됐습니다. 이러한 삼성전기의 선전에 따라 같은 기간 무라타의 시장점유율은 45% 정도로 줄어든 모습입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자부품에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에어컨 등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갑니다. 현재 AI 기술 확산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는 2만5000여개로, 일반 서버(2000여개)보다 12배 이상 많습니다.
 
삼성전기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스마트폰에 집중됐던 MLCC 사업에서 AI 서버과 전장용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기 때문입니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2022년 장덕현 최고경영자(CEO·사장) 취임과 함께 신사업 TF(테스크포스)팀을 조직했습니다. TF팀은 실리콘커패시터와 글라스 기판 등 신사업 추진과 주력 사업인 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은 납품처를 기존 스마트폰에서 서버용과 로봇, 자동차 등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맡았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성장세가 꺾이고 AI 서버가 증가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지난해 1429억달러(약 195조원)에서 오는 2030년 8378억달러(약 1143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AI 서버용 외에 전장용 MLCC 사업 확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를 보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2년 4%로 비중이 적었지만, 지난해 13%까지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시장의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던 일본 업체들은 점유율은 줄줄이 하락세입니다, 무라타는 44%에서 41%, TDK는 20%에서 16%, 다이요유덴은 18%에서 13%로 각각 감소했습니다. 이같은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삼성전기는 다이요유덴을 제치고 올해 글로벌 시장 3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전장용 MLCC 시장은 자동차의 전장화와 전기차, 자율 주행차 등 관련 시장 확대에 따라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MLCC는 스마트폰에 약 1000개가 필요하지만,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에는 각각 3000개 이상, 2만개 이상이 탑재됩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 규모가 지난 2023년 29억달러(약 3조9544억원)에서 2026년 40억달러(약 5조4544억원), 2040년엔 123억달러(약 16조 7723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용 반도체 성장과 AI 서버용 반도체의 고성능화에 따라 MLCC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는 시장 수요를 선제적으로 공략해왔다”며 “그 결과 기존 시장을 주도한 일본 업체들과 의미있는 경쟁 구도를 이룬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AI 서버와 전장용 MLCC 분야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의 목표도 미리 세웠습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미래 성장 사업인 전장 및 AI 서버 제품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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