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들어서자 돌아온 동학개미…증권주도 덩실
상법 개정·배당세제 개편에 증권주 훈풍
거래대금·예탁금 급증…실적 기대감도 커져
2025-07-04 16:56:34 2025-07-04 18:39:4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 기대감과 상법 개정안 통과 모멘텀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증권주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개인투자자들도 빠르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KRX 증권지수는 1405.05로 마감해 전월 대비 27.9% 급등했습니다. 연초 이후로는 79.9%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5%)의 약 3배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7월 들어서는 전월 대비 4.5% 하락해 1341.77을 기록하며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피 역시 6월 한 달 동안 13.9% 올라 시장에 훈풍을 불러왔습니다. 코스피의 6월 수익률은 2000년 이후 4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7월 들어서도 강보합세를 보이며 상승 동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들어 증권업종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키움증권(039490)은 연초 대비 168% 급등하며 증권주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006800)이 147% 상승하며 2위를 차지했고 NH투자증권(005940)은 114% 오르며 3위에 올랐습니다. 한국금융지주(071050)(104%), 유진투자증권(001200)(103%), 한화투자증권(003530)(102%) 등도 나란히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증권주의 가파른 상승은 신정부 출범 이후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이 가시화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거래대금 증가와 대형 IPO 예정, 상법 개정과 배당세제 개편 등으로 투자환경이 개선되면서 과거 고배당주 이미지에서 정책 수혜주로 부각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배당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편도 본격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배당을 촉진할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발의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사의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분리 과세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대주주의 배당 유인이 커져 기업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6월 코스피 총 거래대금은 288조8000억원으로 전월(169조6000억원) 대비 약 70% 급증했습니다. 이를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약 14조5000억원으로 2023년 7월 2차전지 급등 당시 기록(약 14조1400억원)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7월 들어서도 증시 열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1~3일 기준 코스피 총 거래대금은 57조5800억원,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9조2600억원으로 집계돼 6월보다도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신용융자 잔고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1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0조8800억원으로 5월 말(18조2700억원) 대비 약 한 달 만에 2조원 이상 급증했습니다. 
 
증권사들의 실적 기대를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하반기 대형 IPO(기업공개) 일정입니다. KB증권은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조선(예상 공모액 약 4200억원)의 대표주관을 맡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으며 명인제약(예상 기업가치 8000억원),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 등 굵직한 기업들을 다수 확보한 상태입니다. 대한조선의 인수 물량만 1890억원으로 성사될 경우 단일 딜만으로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더핑크퐁컴퍼니, 리브스메드, 소노인터내셔널 등 조 단위 딜을 예고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외에도 엘에스이, 노타, 뉴로핏, 지투지바이오 등 기술 기반 기업들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70조4133억원(1일 기준)으로 2022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7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하던 2021년 5월 사상 최고치인 77조9019억원을 찍은 뒤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빠르게 반등했습니다.
 
이같은 증시로의 자금 유입과 거래 활성화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와 이자수익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투자자들의 매매가 늘어나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부문에서 수수료 수익을 거두고 신용거래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는 당선 이후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했고 배당 촉진을 위한 세제 및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며 "확장 재정 정책과 금리 인하 기조가 증권업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증권주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도 나옵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호적 정책 등에 힘입어 증시가 박스권에서 탈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투자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증권 종목의 주가가 이달 들어 급등했으나 이는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이고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커진 시가총액 및 예탁금 규모를 고려할 때 아직 과열로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정책 모멘텀과 낙관적 기대가 확산하면서 대중의 시장 참여가 활발해질 경우 증권주에 더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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