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3H 전략’을 앞세운 현대코퍼레이션이 지난해 사상 최대 연매출을 기록하며, 2016년 현대중공업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습니다. H1(트레이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H2(트레이딩 연계 생산·유통)와 H3(신사업)로 확장하는 단계별 전략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지난 2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2025 글로벌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코퍼레이션)
최근 현대코퍼레이션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 6조1270억원으로 처음 6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매출인 6조995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도 2022년 668억원에서 지난해 1335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견고합니다. 1분기 매출 1조8569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이익을 경신했고, 2분기에는 매출 1조9185억원, 영업이익 346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목표인 매출 7조원 돌파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실적 개선을 두고 정 회장이 제시한 ‘3H 석세스 믹스(3H Success Mix)’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3H는 △H1(트레이딩) △H2(트레이딩과 연계한 생산·유통) △H3(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으로 구성됩니다. H1에서 안정적으로 창출한 수익을 발판 삼아 H2와 H3를 발굴·안정화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H1로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근간인 H1은 철강,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등 전통 트레이딩 사업입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과 물류비 불안정 속에서도, 현대코퍼레이션은 장기간 구축해온 해외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활용해 중남미·동남아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습니다. 현재도 매출 90% 이상이 트레이딩 사업에서 나오고 있을 만큼, 주력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2는 H1에서 확보한 트레이딩 역량을 생산·유통 사업으로 확장한 영역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17일 국내 차량용 실내부품 제조 전문 기업인 시그마를 인수한 것입니다. 기존 자동차부품을 트레이딩하던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자동차부품 생산에 돌입하며 제조업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이 밖에도 트레이딩 사업을 기반으로 직접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태양광 패널을 판매하다 국내와 일본에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했고, 인도에서는 철강코일 유통에서 더 나아가 절단·가공 공장인 ‘포스현대’를 설립했습니다.
H3는 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춥니다. 대표 사례가 영국 등에서 진행 중인 버섯 사업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8년 영국 랭커셔 주에 버섯 농장을 설립해 테스코·막스앤스펜서 등 대형 유통망에 표고·느타리버섯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연 400톤(t) 생산 규모를 갖췄고, 제2공장을 통해 2026년까지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또 태양광 폐패널 리사이클링 사업도 있습니다. 독일 태양광 재활용 기업 플랙스레스와 합작해 ‘현대리어스’를 설립, 고온 열처리로 폐패널에서 자원을 고효율 회수하는 기술을 국내 실증 후 해외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앞으로도 H1을 기반으로, H2·H3 신사업을 계속해서 발굴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H1에서 확보한 전통 트레이딩 역량을 기반으로, H2와 H3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각 사업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변동성이 큰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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