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조선사 하반기 ‘폭풍 수주’…유조선·컨선 발주 확대
중형 조선사, 상반기 부진…전년비 72%↓
선박 교체 수요 증가·대형 조선사 위탁 건조
2025-11-18 14:29:56 2025-11-18 14:29:5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상반기에는 부진했던 국내 중형 조선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유조선과 중형 컨테이너선 등 범용 선종을 연이어 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유조선을 중심으로 범용 선종의 신조 수요가 늘어난 데다, 대형 조선사들이 고부가 선종 수주에 집중하느라 도크 여력이 제한된 점도 중형사 수주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케이조선에서 건조한 11만5000톤 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모습.(사진=케이조선)
 
최근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하며 지난해 실적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은 이달 유럽 선사 두 곳으로부터 1만5000톤급 원유운반선 3척(옵션 1척 포함)과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 등 총 5척을 수주하며, 올해 누적 수주량을 15척으로 늘렸습니다.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2년 치 일감을 확보한 셈입니다. 지난해 수주(11척, 약 8900억원)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대한조선은 올해 수에즈맥스급 원유운반선 8척과 8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등 총 10척을 수주해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8척, 약 1조2240억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최근에는 노르딕 아메리칸 탱커스(NAT)와 수에즈맥스급 유조선 2척에 대한 잠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J중공업은 2월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000㎥급 LNG 벙커링선을 수주한 데 이어, 9월에는 6400억원 규모의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을 계약하며 약 3년 치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앞서 국내 중형 조선사들은 상반기 부진을 겪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중소형 조선사들의 상반기 수주량은 15만CGT(표준선 환산 톤수)로 전년 대비 72.0% 줄었고 수주액 역시 2억9000만달러로 81.5%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케이조선이 수주한 중형 탱커 6척이 상반기 전체 중형사 수주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유조선 등 범용 선박 발주가 활성화되며 수주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유조선 신조 수요, 노후선·친환경선 교체 수요로 이어지는 중형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가 겹치며 중형 조선업계에 발주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고부가 선종 수주에 집중하느라 도크를 비워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됩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일부 유조선 물량을 국내 협력 조선소에 배분했습니다.
 
상반기에는 트럼프발 고율 관세와 입항 비용 부담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선주들의 발주가 주춤했지만, 해당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면서 하반기에는 발주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모습입니다. 여기에 선주들이 연초에 책정한 예산을 하반기부터 본격 집행하는 업계 관행도 수주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 상승으로 유조선 신조 수요가 늘고, 노후선·친환경선 교체 수요도 겹치면서 중형 조선사에 발주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 조선사들이 LNG선·FLNG 등 고부가 선종에 집중해 도크가 여유 없는 만큼 일부 물량이 중형사로 흘러가는 효과도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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