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폭 넓히는 K전선, 베트남 거점 동남아 공략
대한전선, 초고압 케이블 공장 마련
LS에코에너지, 현지 기업과 JV 설립
“베트남 거점 키워 글로벌시장 공략”
2025-08-21 15:32:26 2025-08-21 16:47:2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전선업계가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동남아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은 지리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에 용이해 수요가 높아지는 데다 물류 거점으로도 용이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전선업체 대한전선과 LS전선은 베트남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대한비나의 초고압 케이블 공장 조감도. (사진=대한전선).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초고압직류송전(HVDC)망 등 전력망 수요가 늘어나면서, 베트남 시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일조량이 많고 해안선도 길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0~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20kV 이상 초고압 케이블 송전망을 구축하는 등 대규모 사업도 예정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베트남 시장은 인건비와 물류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산업 환경이 우수하고 국내보다 다른 국가로 수출이 용이해 전략적 입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국내 전선업체들은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의 베트남 생산 법인 대한비나는 총 750억원을 투입해 400㎸급 초고압(EHV) 케이블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섰습니다. 이 공장은 기존 케이블 공장이 위치한 베트남 남부의 동나이성 롱탄산업단지 내 약 1만7000평 부지에 조성됩니다. 대한전선이 해외에 설립하는 첫 초고압 케이블 생산기지로,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7년 가동 예정입니다. 
 
공장이 완공되면 이 공장은 베트남 내 유일한 400kV급 초고압 케이블 생산기지가 될 전망입니다. 대한전선은 이 공장을 통해 베트남 내 초고압 케이블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유럽·미주·오세아니아 등 주요 국가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지속적인 설비 확충으로 충남 당진 케이블 공장을 잇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육성한다는 겁니다. 
 
LS에코엔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에코에너지).
 
LS에코에너지의 경우 지난 12일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그룹과 해저케이블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습니다. 양측은 해저케이블 공장과 전용 부두 설립을 검토 중인데, 투자 규모와 지분 구조 등을 협의해 이르면 올해 안에 합작법인을 만든다는 방침입니다. 
 
이 공장은 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의 해저 HVDC 송전망 구축뿐만 아니라 베트남 해상풍력 개발, 남북 간 장거리 송전 사업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모델을 현지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인데, 에너지 고속도로는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수도권 등에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해저 HVDC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지난 5월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잇는 ‘아세안 해저 HVDC 송전망’ 구축 사업에 각국 정부가 합의하면서, LS에코에너지는 LS마린솔루션과 함께 해저케이블 제조부터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는 턴키 수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섬나라가 많고, 기후 변화가 큰 동남아 지역의 특성 때문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HVDC 해저케이블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수급도 큰 이슈가 되고 있어 향후 늘어날 해저케이블 수요에 꾸준히 대응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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