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아이진, 대표 교체 후 첫 승부수…유증으로 R&D 재투자
321억원 주주배정 유증…R&D에 투입
271억원 예치금, 코로나 백신 연구에 묶여
파이프라인 재편 맞춰 선제 자금 조달
2025-09-22 06:00:00 2025-09-2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1: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코로나19 예방백신 개발이 한창이던 당시와 비교해 연구개발비용 투입 규모가 현저히 적어진 아이진(185490)이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통해 R&D 투자 확대 신호탄을 쐈다.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이 임상비용 및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측은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 변경과 함께 재편된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사진=아이진 홈페이지)
 
321억원 규모 유증 공모 자금 전액 R&D 관련 운영자금으로 활용 계획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진은 이날 32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 신주 수는 보통주 1620만주이며 예정 발행가액은 1980억원이다. 사측은 최대주주인 한국비엠아이도 이번 유증에 100억원 한도 내 120% 참여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5년간 3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매년 영업적자를 지속,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주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도매 유통 등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나, 연간 매출을 상회하는 주요 연구개발비 등을 충당하기에는 그 규모가 부족해 영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부족한 자금은 유증 등 재무활동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회사의 별도기준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2021년 295억원, 2022년 231억원, 2023년 247억원, 2024년 64억원, 올해 상반기 들어선 29억원으로 집계된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한창이던 당시에 비해 연구개발비 투입 비용이 줄어든 모양새지만, 향후 대규모 임상 계획이 잡혀있는 만큼 연구개발비용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아이진은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가 수막구균 접합백신 'EG-MCV4'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받았다. 회사는 오는 2027년까지 국내 2상과 3상을 순차 수행할 예정인데 2상에서는 125명을 대상으로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고 3상에서는 99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멘비오 투여 대조군 대비 비열등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대규모 임상이 본격화에 따른 임상 비용의 증가가 예상된다.
 
사측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이번 공모 유증을 통해 조달한 순수입금 약 321억원 전액을 오는 2027년까지 임상비용 및 연구개발비용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R&D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200억원 이상이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 및 임상 개발에 사용되며, 100억여억원은 연구개발 활동 결과물을 사업화하고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판관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개편된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에 발맞춘 선제적 자금조달
 
현재 아이진의 보유 현금성 자산 살펴보면 올해 반기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4억원, 금융기관예치금이 271억원으로 집계된다. 비교적 금융기관예치금이 넉넉한 상황이지만 해당 예치금은 사용처가 명확히 정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1년 6월에도 주주배정 유증을 통해 총 877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그간의 자금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당시 코로나19 예방백신 'EG-COVID'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조달한 자금 중 총 218억원 미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미사용금액이 예·적금 및 채권 등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현재도 회사는 'EG-COVID'에 대한 정부과제를 수행중이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한국비엠아이로의 최대주주 변경과 최석근 신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개편된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번 유증 자금 사용내역 우선순위는 △수막구균 접합백신(EG-MCV4)이 1순위(88억원) △재조합 보툴리눔 톡신(EG-rBTX100) 2순위(45억원) △황반변성과 당뇨망막증 치료를 위한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EG-AAV)가 3순위(56억원)로 기재돼 있다. 4순위인 코로나 백신에는 15억원의 자금이 책정됐다.
 
아이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대주주 변경과 최석근 신임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이 재개편 된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수익 사업을 창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서의 기업가치를 강화시키고자 했다"며 "우선 임상 2/3상 승인을 받은 수막구균 백신은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진입하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금 확보를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사측은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 내년 말 해외 수출허가를 추진하고, 동시에 국내외 빅파마를 대상으로 비독점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이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금성 자산은 올해 안에 300억원 정도는 보유가 가능한 상황이다. 올해 재무적 요건상 상장 유지 조건 등은 충족 가능한 상태이지만, 좀 더 빠른 시일 내 연구개발의 일정 단계 진입을 위해선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을 염두에 뒀다"고 부연했다.
 
한편 아이진은 이번 유증 자금을 바탕으로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높이고, 사업화 성과를 앞당겨 5년 내 외부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재무구조를 확립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사측은 이번 유증과 관련한 폭넓은 소통을 위해 이달 중 주주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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