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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8일 17: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무신사가 올리브영·다이소와 함께 뷰티·패션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신사는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과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을 위해 잇따라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조기상환청구 시점이 다가오면서 IPO 성공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IB토마토>에서는 무신사의 재무건전성과 성장 지속 가능성, 향후 밸류에이션 확대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무신사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는 올해 상반기 부채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시리즈A를 시작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회계 처리 방식이 자본에서 '부채'로 변경된 탓이다. 특히 RCPS는 발행일로부터 5년 이내 기업공개(IPO)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 현재 검토 중인 IPO 추진이 향후 무신사 재무지표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예진 기자)
유동상환전환우선주부채 반영에 부채비율 급증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무신사 부채총계는 1조9133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올해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회계 반영처리 방식이 자본에서 부채로 변경된 탓이다. 지난 3월 공시된 사업보고서에서는 RCPS가 자본으로 반영돼,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가 1조4904억원에 불과했다.
RCPS는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정해진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배당 및 잔여재산 분배 등에서 보통주보다 우선하는 우선권을 갖는 주식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상환의무가 있는 RCPS를 부채로 분류한다.
회계 반영 기준이 변경되면서 상반기 말 기준 1년 안에 변제해야 되는 유동부채는 지난해 말 996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5576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자산(1조809억원) 보다 많은 유동부채에 유동비율은 69.39%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200% 이상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유동부채 중에서는 유동상환전환우선주부채가 6428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채총계의 33.60%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해 말 유동상환전환우선주부채 1379억원과 비유동 상환전환우선주부채 476억원을 합산한 금액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지난해 말 193.46%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609.87%로 급증했다.
현금흐름 악화 속 잇따른 조기상환청구권 도래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2021년 시리즈B, 2023년 시리즈C 등 글로벌 투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RCPS를 발행해 왔다. 제1종부터 제3종까지 각각의 발행일을 기준으로 5년 이내에 IPO가 완료되지 않거나, 기타 중요 계약위반 시 조기상환권 행사가 가능하다. 또한 주주는 납입기일 다음날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부터 우선주 존속 기간 만료일까지 우선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약 938억원 규모로 발행된 제1종은 발행일(2019년 12월18일)로부터 5년이 지나 조기상환청구권은 소멸됐으나 일반 상환 청구 기한은 2024년 12월18일부터 2031년 12월17일까지 유효하다. 그 외 제2종~제3종의 경우는 발행일로부터 5년이 도래하지 않았으나, 오는 2026년과 2028년 차례로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특히 2021년 발행된 제2종 RCPS와 제2의1종, 제2의2종 RCPS의 발행 규모는 2090억원 규모에 이른다. 제2종은 지난 2021년 3월31일, 제2의1종과 제2의2종은 2021년 8월27일 발행됐다. 제3종 RCPS은 지난 2023년 8월과 11월 각각 발행돼 오는 2028년부터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3종 RCPS의 발행규모는 2400억원 규모다. 다만, 제1종의 경우 조기상환청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만큼 2종과 3종의 조기상환청구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조기상환청구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발행금액에 연복리 이자율 8~10%를 적용한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상환기한인 2031~2035년까지만 상환을 완료하면 되는 만큼, 단기적인 부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에 무신사 재무지표 측면에서도 이번 IPO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올해 상반기 동안 사채 상환과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감소 등으로 인해 무신사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131억원이 유출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반기 1736억원이 순유입됐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올해 반기에는 719억원으로 순유출, 투자활동현금흐름 순유출 지속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반기 만에 2197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말 6824억원에 이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462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반기(1012억원) 대비 줄어든 317억원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대규모 순유출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197억원이 감소했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차입금과 사채에 리스부채를 더한 총차입금은 5704억원으로 지난해 말(6400억원) 대비 크게 줄면서 차입금의존도는 대폭 개선됐다. 자산총계(2조2270억원) 대비 총차입금의 비중은 25.61%에 불과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현재의 유동부채는 회계정책 변경에 따른 착시 효과에 불과한 것이며, 무신사는 안정적인 영업 활동과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라며 "유동상환전환우선주부채는 IPO 추진 과정에서 부채에서 제외되어 부채비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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