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전망까지…속절없이 추락하는 '원화'
1460원 뚫은 원·달러 환율… 주요국 통화 중 절하율 1위
내국인 해외 투자 확대·대미 투자 부담…'구조적' 요인 커
2025-11-10 17:17:01 2025-11-10 17:31:2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글로벌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마저 뚫으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열어두면서 달러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배경에는 내국인 해외 투자 확대와 대미 투자 수요 등 구조적인 달러 수급 불균형의 이유가 큽니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구하려는 수요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때문에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장기간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장기적 고환율 고착화 우려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롤러코스터 환율…미 '셧다운' 해제 기대감에 진정세도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주보다는 다소 진정된 흐름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57.0원에서 출발해 145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다소 진정된 배경에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정지)이 조만간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위험 회피 심리를 약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이날 미국 주요 매체는 최대 10명의 민주당 상원 의원이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한 공화당의 단기 지출법안(CR·임시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상 셧다운은 달러 약세 요인이지만, 이번 셧다운은 역대 최장기간인 40일째 이어지면서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미뤄지는 등 위험 회피 심리를 부추기며 달러 강세를 이끌었습니다. 셧다운이 해제되면 오히려 달러가 소폭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 압박이 지속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고, 야간 거래에서는 전주보다 28.5원 뛴 1461.5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1460원대마저 뚫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관세전쟁이 본격화됐던 지난 4월9일(147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1월 첫 주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야간 종가 기준 전주 대비 1.95% 떨어졌는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인 달러인덱스가 0.15% 절상된 데 비해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컸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조적 원화 약세 압력 요인도…고환율 고착화 우려
 
이같은 원·달러 환율 급등 배경에는 우선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외국인은 11월 첫 주에만 국내 주식 7조2638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는데,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썰물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여기에 구조적인 원화 약세 압력 요인도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 연간 약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부담 등을 요인으로 꼽으면서 중장기적 고환율 고착화 우려를 내놓습니다. 특히 연 200억달러 대미 투자 우려는 환율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입니다. 정부는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정부 보증채 등을 활용한다는 이유로 외환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시장에선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단기적으로는 안정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율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요인에 올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문제는 1500원을 넘보는 고환율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의 성장을 발목 잡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 위축과 체감경기 악화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환율 상승은 금리 인하에도 제동을 걸어 연내는 물론, 내년에도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러 약세 전환 시그널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는 미국 내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달러 강세지만 단기 반등에 그칠 여지가 크다"며 "연방정부 셧다운이 추수감사절 이전에 해소될 가능성이 커 자금 경색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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