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8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5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8월(16만1000명)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장기 불황에 폐업하는 '나 홀로 사장님'이 많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별다른 사정 없이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는 1년 새 7만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의 경우, 10명 중 3명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고 있는 것으로 응답하면서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계에 내몰린 생계형 자영업자…'고령층 사장님'은 증가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655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2.6%로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비임금근로자의 규모와 비중은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이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0명 감소했고, 무급가족종사자는 87만9000명으로 3만3000명 줄었습니다. 연령 계층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비임금근로자가 전년 동월 대비 8만명 증가하면서 고령층 자영업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전체 비임금근로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4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50대(-6만6000명), 40대(-3만1000명), 30대(-2만7000명), 15~29세(-5만9000명) 등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했습니다.
신규 자영업자 규모도 2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는 33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명 줄었습니다. 전체 자영업자 중 신규 자영업자 비중도 5.8%로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또 비임금근로자의 평균 사업 운영 기간은 15년 5개월로 전년보다 1개월 증가했습니다. 고용주의 경우 평균 운영 기간이 12년6개월로 4년 연속 증가 추세인데, 신규 진입은 줄고 기존 사업자들은 오래 버티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줄곧 감소세인 것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리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창업을 해도 폐업 위험이 커지면서 저임금이라도 임금근로자로 남거나,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무급으로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원하는 일자리' 없어 쉰다…청년 10명 중 3명은 '쉬었음' 인구
아울러 올해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22만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면서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15세 이상 인구 중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35.4%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중 '쉬었음' 인구는 264만1000명으로 7만3000명이나 늘었습니다. 남성에서만 7만9000명 늘었고, 여성에서는 6000명 감소했습니다. '쉬었음' 인구는 2022년 223만9000명에서 2023년 232만2000명, 2024년 256만7000명 등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쉬었음'의 주된 이유로는 '몸이 좋지 않아서'(34.9%),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19.0%),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8.4%)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서'(10.8%)는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상승했지만,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8.2%)은 1.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쉬었음'의 이유는 연령층마다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15∼29세 청년층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34.1%로 가장 많았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3.3%포인트나 증가했습니다. 이어 '일자리(일거리)가 없어서'도 9.9%를 차지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청년층 일자리가 모자라거나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 공급이 부족한 미스매칭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서울 시내에 폐업한 카페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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