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제미나이 3.0’ AI 판 뒤집기
구글, 5개월 만의 초고속 업그레이드
추론·멀티모달·코딩자동화 ‘괴물 스펙’
2025-11-20 09:43:52 2025-11-20 14:11:44
구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0(Gemini 3.0)’과 ‘제미나이 3 프로(3 Pro)’를 전격 발표하면서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지난 6월 ‘제미나이 2.5’를 선보인 지 불과 5개월 만입니다. 업계에서는 “AI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구글이 전격 출시한 제미나이 3.0. (사진=Google)
 
초격차 컴백, “완성형 아키텍처”
 
AI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의 속도 자체가 메시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보통 빅테크의 대형 모델 업그레이드는 최소 1년 주기를 따르지만, 구글은 이를 절반 이하로 끊어냈습니다.
 
 구글 내부 관계자는 “2.5는 과도기였고 3.0이 새로운 아키텍처의 완성형”이라며 “오픈AI 등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말합니다. 특히 3.0은 복잡한 수학·코딩 문제에서 단계별 사고를 수행하는 ‘추론(Reasoning)’ 능력이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구글은 “제미나이 3.0은 고난도 벤치마크 테스트인 ‘인류 최후의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며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을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능력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는 18일 기사에서 “제미니 3는 구글이 ‘생성형 인터페이스(generative interfaces)’라고 부르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을 통해 모델은 프롬프트에 가장 적합한 출력 유형을 스스로 선택하고, 텍스트 블록을 반환하는 대신 시각적 레이아웃과 동적 뷰를 자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여행 추천을 요청하면 앱 내에서 웹사이트 같은 인터페이스를 생성할 수 있고, 개념 설명을 요청받으면 제미나이 3는 시각적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스스로 다이어그램을 스케치하거나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발표의 화제성은 단연 ‘바이브 코딩(Vibe Coding)’입니다. 로건 킬패트릭(Logan Kilpatrick) 구글 AI 스튜디오 및 제미나이 API 프로덕트 총괄은 “이제 자연어가 유일한 문법”이라며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앱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비전문가도 개발하는 ‘바이브 코딩’ 

제미나이 3 프로는 사용자의 단 한 줄 프롬프트로 실사용 가능한 웹·앱을 자동 생성합니다. 웹 개발 능력 평가 ‘웹데브 아레나(WebDev Arena)’에서는 Elo 1487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고 구글은 밝혔습니다. ‘I’m feeling lucky’ 기능을 사용하면 냅킨 스케치나 음성 메모만으로 즉석 웹사이트·게임을 생성합니다. 말만 하면 앱이 뚝딱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제미나이 3.0은 개발 생태계의 판 자체를 흔드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샌디프 와라이치 구글 제품 매니저가 제미나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글은 개발자용 신생 플랫폼 ‘구글 안티그래비티(Google Antigravity)’도 공개했습니다. 여기서 개발자는 설계자 역할을 맡고, AI 에이전트는 에디터·터미널·브라우저를 오가며 작업을 자율 수행합니다. 터미널 조작 능력을 측정하는 ‘TerminalBench 2.0’에서도 54.2%를 기록해, 실제 컴퓨터 환경을 다루는 데에서도 경쟁 모델들을 압도했습니다. AI 코딩 툴 ‘클라인(Cline)’의 닉 패시(Nik Pash) 총괄은 “전체 코드베이스의 구조를 파악해 다중 파일 리팩토링·디버깅까지 스스로 처리한다”며 “다른 모델들이 놓친 문제들을 해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미나이 3 시리즈의 멀티모달 성능도 크게 강화됐습니다. 문서에서 동작, 공간까지 읽는 ‘괴물 멀티모달’이 탄생한 것입니다. 텍스트나 이미지, 코드뿐 아니라 문서의 문맥을 이해하고, 화면 속 마우스 움직임을 해석하거나, 사용자 행동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롱 컨텍스트의 긴 비디오 분석까지도 모두 지원합니다.
 
구글은 일반 사용자 구독료는 기존과 동일한 월 19.99달러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제미나이 3.0’을 동일 가격으로 제공해 대중성을 강화한 셈입니다. 반면 신설된 전문가용 ‘구글 AI 울트라’는 월 249.99달러(약 35만원)에 책정됐습니다. 30TB 클라우드, 비디오 생성기 ‘Veo’ 풀옵션,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묶어 영상·개발 전문가층을 겨냥했습니다. 다만 개발자용 API 비용은 인상해서 입력 100만 토큰당 2달러·출력 12달러로, 기존 2.5 대비 최대 60%가량 상승했습니다. ‘생각하는 단계(Thinking Level)’와 ‘사고 서명(Thought Signatures)’을 추가해 모델의 추론 과정을 검증할 수 있게 하면서 기업용 신뢰성을 높였다는 게 구글의 설명입니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는 “AI 발전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며 “제미나이 3.0은 단순한 챗봇을 넘어 스스로 행동하는 에이전트(Agent)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미나이 3.0은 단순한 모델 업그레이드를 넘어 개발 생태계의 판 자체를 흔드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지금까지는 ‘코딩을 돕는 AI’였다면, 앞으로는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AI’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합니다. AI 경쟁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것입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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