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조정제’ 원년…철강업계, ‘수소환원제철’ 사활
포스코, 연 30만t 실증 공장 구축중
현대제철, 전기로 공정에 수소 결합
관건은 경제성…“㎏당 최소 2천원”
2026-01-02 13:56:05 2026-01-02 13:56:0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 1월 1일부터 인증서 구매 의무로 전환되면서, 탄소배출이 곧 무역비용으로 직결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글로벌 탈탄소 흐름 속에 시장 경쟁력 확보와 정책 대응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은 철강업계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국내 철강업계의 최대 화두가 수소환원제철인 까닭입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8월 참가한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탈탄소 비전과 기술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2일 철강업계는 올해를 수소환원제철 전환의 분수령으로 보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말 통과된 K스틸법을 기반으로 포항 하이렉스(HyREX) 데모플랜트와 광양 전기로 건설을 차질없이 추진해 저탄소 강재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전환은 제2의 창업에 가깝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의 배경에는 CBAM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CBAM은 철강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만큼 인증서를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로, 사실상 탄소 감축 여부가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입니다. 보고 의무만 있던 전환기를 거쳐 2026년부터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산업계 전반에서는 올해가 ‘CBAM 대응 원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CBAM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에 우선 적용됩니다. 철강은 한국의 EU 수출 품목 중 규모가 가장 커, 제도 시행에 따른 영향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에 따르면 CBAM 도입 이후 국내 철강업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올해 약 851억원에서 2034년에는 55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충남 당진시에 있는 현대제철 수소공장 전경. (사진=현대제철)
 
포스코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를 앞세워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연산 30만톤 규모의 실증 공장을 포항제철소에 구축해 단계적으로 기술을 검증하고, 2030년 기술 검증을 거쳐 2050년까지 수소환원강 생산 설비로 교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 체제를 탈탄소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제철 역시 수소환원제철 경쟁에 본격 합류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 저탄소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 고도화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전기로 공정에 수소를 결합해 고급 강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소 기반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전략입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기업 모두 ‘탄소 감축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인식에서는 궤를 같이합니다.
 
기술 전환의 최대 걸림돌은 여전히 ‘경제성’입니다. 업계가 꼽는 첫 번째 관문은 수소 가격입니다. 정부는 청정수소 공급 가격을 ㎏당 2500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한 2000원대 공급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CBAM 시행 원년을 맞아 이제는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비용 구조를 바꾸는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며 “수소 가격과 전기요금 등 제도적 지원이 맞물리지 않으면 수소환원제철은 실험에 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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