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새해 경영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공통적으로는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 고객 신뢰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지만, 각 사가 강조한 전략의 방향과 무게 중심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개 증권사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생산적 금융 △AI △고객 신뢰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확장과 자본 활용에 방점을 찍은 반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내부 프로세스 혁신과 안정적 수익 구조에, 키움증권은 IT·플랫폼 경쟁력에, 하나증권은 위기 돌파형 구조 전환에 무게를 둔 모습입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2026년을 '경계를 넘는 해'로 규정했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자본 △국경 △업(業)의 경계 확장입니다. 김 대표는 종합투자계좌)를 기반으로 기업금융과 혁신투자를 결합해 새로운 금융 주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통한 해외 투자 기회 확대,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 라이선스를 가진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명확히 했습니다. 다만 공격적인 확장 전략 속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내세우며, 압도적 1등 이후의 성장 국면에서 신뢰 유지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2026년을 '미래에셋3.0'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전통 금융을 넘어 디지털 자산까지 포괄하는 금융 생태계 구축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자산 △글로벌 △혁신 성장 기업 투자입니다.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과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연계하고, AI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투자 의사결정을 정교하게 지원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업금융(IB)·자기자본투자(PI) 역량을 기반으로 AI·반도체·로보틱스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병행하겠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NH투자증권은 IMA 인가 취득과 안착을 2026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IMA를 자본시장의 자금을 혁신 투자로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리테일·IB·운용·홀세일(WS)를 잇는 '원 컴퍼니' 전략을 토대로, 모험자본 투자와 함께 AI를 업무 보조가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로 내재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AI 기반 의사결정과 프로세스 재설계를 예고하면서도, 보안과 고객 보호를 모든 혁신의 전제로 명시해 안정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KB증권은 2026년을 '임계점'으로 규정하며, 방향이 분명한 전환과 실행을 강조했습니다.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IB의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WM·연금·디지털 플랫폼(M-able) 확장을 통해 자산관리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사내 생성형 AI ‘깨비AI’를 중심으로 AI를 실제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AI 실제화의 원년'을 선언하며, 내부통제·소비자 보호와 결합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창립 이래 강점으로 꼽아온 IT 경쟁력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AI·데이터·시스템 안정성을 핵심 축으로 삼아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주식 중개 중심 구조에서 자산관리 표준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IB·S&T를 통한 수익 다각화와 함께, 모험자본 공급과 생산적 금융을 증권사의 본연 기능으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2026년을 '배수지진(背水之陣)'의 해로 규정하며 가장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습니다.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STO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전환과 AI 중심의 사업·업무 재설계를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WM에서는 패밀리오피스 중심 채널 혁신을, IB에서는 그룹 ONE IB 전략을 통한 비유동자산 관리 역량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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