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26%를 넘는 성장률을 보이며, 연 매출 12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에 기여했는데요. 특히 네이버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입고 있는 가운데, 올해 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에서 배송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배송 범위를 확대하는 등 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당장 이날부터 네이버와 컬리가 운영하는 '컬리N마트'에서 당일배송이 시작됩니다. 컬리N마트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당일 오후 3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당일 자정 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간 컬리N마트는 오후 11시까지 상품 주문 시 다음날 오전 8시 전에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을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 당일배송까지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 겁니다. 당일배송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먼저 운영을 시작하고 이후 점차 배송 지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컬리N마트는 출시 이후 월 평균 거래액이 매달 50% 이상 증가했고, 올해 1월 거래액은 오픈 초기보다 7매 이상 성장했습니다.
네이버는 자체 배송 브랜드인 N배송의 범위 역시 3년 내 5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몇 년간 배송 경쟁력을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투자하겠다"며 "N배송 범위는 올해 25%, 내년 35% 이상 확대하고, 3년 내에 50% 이상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컬리N마트가 9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는 건 가파른 성장성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12조350억원과 영업이익 2조208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이 가운데 커머스 매출은 전년보다 26.2% 증가한 3조6884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3월 인공지능(AI) 기반의 제품 추천 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하면서 성과를 보였고, 같은 해 11월 터진 쿠팡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얻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4분기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조54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쿠팡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기 위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이란 카드를 꺼내들면서,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은 더욱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네이버 측은 쿠팡 사태로 인한 단기적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고, 배송 인프라 확대와 함께 AI 서비스 고도화, 멤버십 혜택 확대 등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커머스 시장 전반적으로 플랫폼 신뢰도나 생태계 조성 노력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기적인 반사이익보다 이용자들의 플랫폼 기준 자체가 변화하는 장기적 흐름으로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커머스 전반에 본격적으로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으로, AI가 이용자의 구매 과정을 돕는 '쇼핑 AI 에이전트'의 경우 이달 내 공개를 예고했습니다. 또 글로벌 콘텐츠 제휴와 무료 배송 등 핵심 혜택을 중심으로 멤버십을 강화하면서 올해 멤버십 활성 이용자를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 사태는 기업 신뢰도 하락, 새벽배송 논란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발생했다. 다만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 가진 쿠팡의 빈틈을 공략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네이버의 적극적 행보가 시장 점유율 향상 등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